춘천~속초간 동서고속철도사업 확정 이후 불기 시작한 건축 과열 광풍으로 인하여, 속초시는 언론의 표현대로 동해안 시대를 맞이하고 있듯이 대형 고층 건축물 붐이 일고 있다.
속초에는 지금 30여개의 대형 건설 업체가 아파트나 호텔을 짓고 있고 현재도 건축을 위한 행정 절차를 밟고 있는 업체들이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하여 대형 건축물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소음과 먼지발생, 교통문제 등 주변 민원과 경관훼손 등으로 인한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고 이런 현상은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속초시의 난개발을 우려하는 한 시민단체가 나서서 “속초시 난개발 이제 시민이 막는다”는 취지로 시민대책위 워크숍을 개최하고, 무분별한 대형 건축물 난립을 막을 수 있는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을 시민 발의로 준비하고 있다. 자치단체나 시의회가 아닌 시민단체가 나서서 시민 발의로 조례(개정)을 준비하는 사례는 최근 속초시에서는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다.
난개발을 보다 못한 시민단체가 무분별한 개발 위주의 정책을 일부라도 막아보기 위하여 조례 개정을 추진해 보겠다는 행동에 박수를 보낸다.
그동안 조례의 제정이나 개정 권한을 가진 자치단체나 시의회가 손을 놓고 방관한 것은 아닐 것이다. 기존에 제정되어 있는 도시계획조례의 범위 내에서 나름 행정행위를 집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타 자치단체처럼 행정이 발전 추세에 발맞추어 선행적으로 조례를 개정하거나 조치를 하였다면 지금의 난개발을 조금이라도 막으며, 균형 있는 도시 개발을 주도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소극적으로 대응하다 보니 오늘날의 이러한 난개발과 같은 현상을 초래하였고, 이를 보다 못한 시민단체가 나서게 된 것 같다.
속초시는 2~3년전부터 이러한 현상이 예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예방적 조치없이 방관하고 있다가, 많은 시민들이 무분별하게 건축되고 있는 고층건물들에 대한 우려와 불만의 소리를 나타내자, 작년 하반기에 ‘2035 속초시 도시기본 및 관리계획’과 ‘속초비전 2035’를 수립하여 검토하겠다는 등 때늦은 탁상행정식 대책을 발표하며 시간 낭비하였다. 이러한 때에, 더 이상의 고층건물 건립으로 인한 난개발을 막고, 도시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는 시민단체의 용기 있는 행동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지난주 개최된 시민대책위 워크숍에서 발제되었거나 토론과정에서 발표된 전문가와 발제자들의 제안 내용은 상당한 연구가 된 것들이었고, 타 자치단체의 사례 등을 비교 발표하며 제안한 부분도 일면 공감을 한다. 자유토론 시간에는 시민들의 건전하고 발전적인 제안들도 여럿 있었고, 보존과 개발을 각각 주장하는 분도 계셨다. 딱 부러진 해답은 없었지만 지역을 생각하는 마음은 똑 같았다.
주최측에서는 이러한 워크숍을 1~2회 더 가진다고 하니, 보다 다양한 의견들과 목소리가 결집된 시민 발의 개정 조례안을 준비한다면 많은 시민들의 호응과 서명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워크숍에서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면, 보다 많은 시민들께서 참석하여 더 다양한 의견 개진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다양한 의견과 내용들이 검토되어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이 시민 발의로 제출되면, 시와 시의회는 적극적이고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적극 협조하여 주었으면 좋겠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난개발을 가져오는 고층건물 신축보다는 다양한 문화·관광 인프라의 구축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시책 추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
지난해 김종헌 전 교육장은 <설악신문>에 기고하신 ‘명견만리는 못 되더라도 명견백리’는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처럼 당장의 눈앞의 이익만을 위한 행정보다는 내일(미래)을 내다보는 지혜로움을 가지고 행정을 하겠다는 마음을 공직자들은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철수
희망속초포럼 대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