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지난 17일 판문점에서 차관급 실무회담을 열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관련한 11개 항의 공동보도문을 냈다. 이날 실무회담에서 남북은 올림픽 개막 전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행사를 비롯해 남북 스키 선수들의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 진행, 북쪽 응원단 230여명 파견, 북쪽 대표단·선수단·응원단·태권도시범단·기자단의 경의선 육로 이용 등을 합의했다. 강원도와 설악권 시·군이 기대했던 북한 대표단의 동해선 육로나 크루즈선을 이용한 방남이 성사되진 않았지만, 금강산에서 열리는 합동 문화행사와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에 참가하는 남쪽 선수단과 대표단이 동해선 육로를 이용해 북한으로 가게 된다.
동계올림픽 이후에도 빠른 시일 내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져 동해선 육로가 다시 열려야 한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2015년 10월 열린 것을 마지막으로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일 열렸던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다음 달 설을 전후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을 개최하자고 북측에 요구했지만, 북측이 호응하지 않아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최종 합의문에 포함되지 못했다. 북측은 지난 2016년 중국의 북한 식당에서 집단 탈출한 여종업원들의 송환을 이산가족 상봉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현재로서는 난항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이 북한의 참가 속에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남북 대화가 이어진다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남북 이산가족은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어 인도적 차원에서 하루빨리 만남이 이뤄져야 한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3만1,344명 중 생존자수는 5만9,037명(44.9%)이고, 연령별로는 80세 이상이 61.7%이다. 최근 5년간(2013~2017년) 상봉 신청자 중 1만8,366명이 사망했다. 정부는 모처럼 조성된 남북 해빙 기류 속에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꼭 성사될 수 있도록 북측에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협의에 나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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