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1일 오전, 짙은 안개로 인한 늦장출발이 답답하고 지루했지만, 재난재해에 관한 의미 있는 연수라 마음이 설렜다.
2시간여 늦게 도착한 일본 오사카의 쓰나미 해일스테이션은 지난 2009년에 설립된 시설로 과거 해일경험을 토대로 미래 지진과 쓰나미에 대비한 학습의 장으로 널리 개방하고 있다.
바다보다 낮은 지대의 오사카도 해일이나 쓰나미로 인한 큰 재해를 여러 차례 입어온 터라, 주민들은 평소에도 잘 훈련되고 준비되어진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고, 확고하게 다져진 해일대책의 튼튼한 해일방재시설과 내진설계를 반영한 건축물들은 해일 이외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의 위협에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는데 사뭇 놀랐다.
무엇보다 지진발생 후 1시간 이내 쓰나미가 발생하고 2시간 이내에 오사카에 접근한다는 통계 아래 매년 9월에 880만 재해대비 훈련을 지속적으로 진행(6년간)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평소 비상소지품을 필수적으로 준비하고, 일단 위험이 감지되면 긴급피난장소로 각자 피신을 해 안전을 확인한 뒤, 가족 친지들에게 안부를 전하기 위해 재해용 메시지 다이얼 171에 자신의 안전근황을 남기는 시스템을 접하면서 안전관리 체계는 역시 일본이 최상급임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늦은 오후 이윽고 도착한 오사카 위기관리부에서는 지사를 단장으로 민·관·경찰·소방까지 아우르는 종합대책실이 체계적으로 24시간 가동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며 2025 오사카 엑스포를 깨알처럼 홍보했다.
오사카의 야경을 힐링 삼아 호텔에서 여정을 풀고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다음날, 어느 도시보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맞이했다. 여독이 풀리지 않은 까닭일까, 더부룩한 속과 약간의 두통을 느끼며 둘째 날 공식일정에 합류했다.
한신 아와지 대지진의 교훈을 살린 효고의 방재대책을 알아보기 위해 효고현청 위기관리실을 방문했다. 이곳도 역시 재난의 상시대비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었다.
한신아와지 대지진 재해기념관이나 고베 시민방제종합센터 등 장소를 일일이 거명하지 않아도 모든 것이 재난재해에 대한 대응책들이 어떤 이유로 인해 만들어지고 준비되는가를 생각해보면, 한편으로 연민의 마음까지 들었다.
셋째 날 들른 교토시 시민방재센터에서는 어린아이들부터 안전과 관련한 다양한 교육을 차근차근 가르치고 재난재해에 대비케 하는 모습에서 존경심마저 들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지진과 해일에 대한 공포가 전 국민에게 엄습해오고 있다.
특히 포항, 경주 일원의 지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도 이제는 지진의 안심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대지진은 불과 10초만에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는 막강한 위력을 가진다고 한다.
평소에 이에 대비한 대피훈련들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고, 늘 우리들 곁에 발생하는 화재와 재난에 대비해서도 비상계단을 확인하고 비상이동방법을 숙지하는 등의 훈련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건축물의 내진설계 의무와 소화기 등 화재대비시설 설치, 해안가 침수 지역에 대한 대책강구 등과 함께 국민들의 안보불감증을 해소하기 위한 사전 교육들이 잘 어우러져 확실하게 재난재해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용광열
고성군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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