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청호동 아트 플랫폼 갯배에서 ‘장애인과 함께하는 사진전’이 진행 중이다.
건강플러스 청호동 건강위원회 주관으로 마련된 이번 사진전에는 장애를 극복하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종길·이창복 두 사진가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청초호, 설악산 등 지역의 자연 경관이 주를 이루고 있다.
두 사람이 작품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11년으로 속초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사진 강좌를 수강한 것이 계기였다. 처음에는 휴대전화로 찍다가 점점 취미가 붙어 전문 장비를 사용하게 됐다. 두 사람 다 다양한 사진 공모전에서 수상한 바 있다. 이종길 사진가는 2016년 강원도 전국사진 공모전에서 가작을 수상했고, 이창복 사진가는 얼마 전 평창동계올림픽 특별사진 공모전에서 입선했다.
비장애인도 좋은 사진을 찍는 게 쉽지 않은데 두 사진가의 작품에서는 노력을 가늠케 하는 사진들이 적지 않았다. 가령 일출 사진에는 불편한 몸으로 새벽부터 움직인 노고가 담겨 있다. 사진의 프레임 하나하나가 비장애인들보다 훨씬 큰 노력과 정성이 담긴 것이다.
이창복 사진가는 ”우리 사회 곳곳의 작은 턱에서도 한계를 느꼈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종길 사진가는 사진이 자신의 삶을 크게 바꾼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것이 힘들고 너무 외로웠는데, 사진을 시작한 이후로 이를 극복하게 됐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다 보면 고독을 느낄 시간이 없고, 집에 와서 좋은 사진을 고르다 보면 외로워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속초와 인근 지역이 사진을 찍기에 너무 조건이 좋아 즐겁다고 했다.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멋진 자연경관을 담기 위해 한참동안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지난 12월 26일 열린 사진전 개전식은 김종희 속초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여러 시·도의원들과 장애인 단체 관계자, 마을 주민, 사진작가 등 많은 이들로 북적였다. 행사는 내빈 축사와 작가들의 축배,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기타동아리의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사람들은 다 함께 율동을 하듯 박수를 쳤고, 한 곡씩 끝날 때마다 ‘앵콜’을 외치며 즐거워했다.
이날 다과는 속초시보건소와 농협, 지역 상인의 협찬으로 마련됐다. 건강플러스 청호동 건강위원회 스텝들은 유니폼을 입고 행사 진행을 도왔다. 이번 행사가 단순한 사진전이 아니라 마을축제처럼 보였고,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좋은 사례로 비춰졌다. 사진전은 오는 11일까지 진행된다. 이광호 기자
속초 청호동 아트 플랫폼 갯배에서 ‘장애인과 함께하는 사진전’을 열고 있는 이종길(사진 왼쪽)·이창복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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