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평화의 소녀상이 청초호변에 건립됐다. 도내에서는 강릉, 원주, 춘천에 이어 4번째, 전국에서 84번째이다. 평화의 소녀상은 청초호유원지 분수대광장 옆 녹지대에 이상국 시인의 시 ‘내 이름은 소녀’가 새겨진 비문과 함께 자리했다. 속초 평화의 소녀상 건립 시민추진위원회(공동대표 강석태·이리자, 이하 시민추진위)는 소녀상 옆에 건립기금 모금에 참여해준 시민들의 이름이 담긴 명판도 세울 예정이다.
시민추진위는 세계인권기념일인 지난 10일 오후 2시 청초호유원지 분수대광장에서 속초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열었다. 이날 제막식에는 기관단체장과 시민추진위 관계자, 시민 등 300여명이 참여했다. 평화의 소녀상 제작자인 김운성 작가도 함께 했다.
강석태 시민추진위 상임대표는 기념사에서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아름다운 연대를 이루고 마침내 오늘 가슴 벅차고 감동이 넘치는 제막식을 갖게 해주신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두 번 다시 전쟁이 없고, 오직 평화가 넘치는 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시민추진위는 지난 8월 21일 출범 후 기금 모금에 나선지 채 네 달이 되지 않아 기금 목표액(6,000만원)을 훌쩍 넘긴 7,028만7,742만원을 모았다. 개인 575명, 91가족, 142개 단체가 모금에 참여했다. 9월 21일 김서경·김운성 작가에게 평화의 소녀상 제작을 의뢰했고, 11월 18일 청초호유원지 분수대광장을 소녀상 건립 장소로 결정했다. 지난 6일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속초시 공공조형물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공공조형물로 지정됐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축사에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으로 우리 속초시가 인권이 존중되고 평화가 실현되는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선익 속초시의회 부의장은 “평화의 소녀상은 우리 모두가 사랑과 평화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인권이 살아 숨 쉬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가는데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권영호 속초양양교육장은 “평화의 소녀상은 자라나는 우리 학생들이 민족의 정체성과 올바른 역사성을 갖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막식에서 영동극송방송 전속 어린이합창단과 런 갯마당이 축하공연을 하고, 이상국 시인이 시 ‘내이름은 소녀’를 낭송했다. 속초YMCA 평화의 나비로 활동하고 있는 속초고 2학년 박윤범 군과 설악고 2학년 노채린 양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작은 상처 하나만 생겨도 쓰리고 아픈데 꽃보다도 고운 나이에 큰 아픔을 겪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부를 하는 학생으로서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 안타깝고 부끄러웠다”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더 이해하고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소녀상 제막과 평화풍선 날리기 후 함필희, 김윤지(청대초교 6년) 모녀가 손뜨개로 만든 모자와 목도리를 소녀상에 씌워줬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속초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지난 10일 청초호유원지 분수대광장에서 열렸다.
함필희, 김윤지 모녀가 손뜨개로 만든 모자와 목도리를 소녀상에 씌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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