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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정책을 바라보는 눈<상>
과거의 인재는 현재에도 인재인가?
등록날짜 [ 2017년12월11일 13시50분 ]
1995학년도 서울대학교 입시요강을 보면 ‘고교 내신성적 40%, 대학수학능력시험 20%, 대학별고사 40%’로 되어있다(출처-서울신문 1994년 11월 17일). 그런데 이 시절 고교내신성적표를 보면 말 그대로 ‘성적’밖에 알 수 있는 것이 없다. - 물론 출결사항이나 장래 희망은 나와 있다. 하지만 반영하지 않았다. - 즉, 고등학교에서 출제한 시험, 정부에서 출제한 시험, 대학에서 출제한 시험 등 시험의 결과로만 아이들을 줄 세워 선발했으니 이 당시의 ‘우수한 인재’는 ‘잘 외우고 잘 이해하며 시험장에서 떨지 않는’ 학생이었던 것이다.
이런 대입정책의 변화는 노무현 정부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국의 교육정책은 단순히 선발 방식의 문제가 아니다. 다양한 사상을 가진 집단이 강하게 부딪히는 갈등의 부산물이기도 하다. 시민단체를 배경으로 탄생한 노무현 정부는 비교적 진보적인 교육 철학과 방법론을 바탕으로 과거 정부와는 판이하게 다른 제도의 도입을 시도했으며 바로 이 때 ‘학생부종합전형의 전신’격인 ‘입학사정관제’나 ‘특정 영역 우수자 전형’, ‘리더십 전형’ 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4년 10월 28일 발표된 ‘2008 대입제도’는 학교생활기록부 반영 비중의 확대, 대학수학능력시험제도의 개선, 학생 선발의 전문성·특성화 강화, 사회 통합 유도 등을 골자로 한다. 쉽게 풀이하면 ‘특정 부분에 우수성을 가진 인재를 대학이 발굴 및 선발하자’는 것이었으며 시험으로 평가할 수 없는 아이의 자질을 알아볼 식견을 가진 ‘입학사정관’이라는 직책이 생긴 시발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왜곡된 우리 입시풍토의 사교육 업자들은 오히려 이를 적극 활용했다. 급격한 변화를 막기 위해 개선을 보류했던 대학별 논술고사와 시험이 아닌 증빙서류를 바탕으로 평가하는 입학사정관제의 두 칼을 들고 학생과 학부모를 유혹하였으며 실제로 ‘만들어진 인재’가 소위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결과가 생기기도 했다.
작은 정부를 지향했던 이명박 정부에서는 대학에 학생선발자율권을 넘겨주어 완전 경쟁체제 하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인재를 선발하고자 했으며, 학생 개개인의 꿈과 끼를 강조했던 박근혜 정부에서는 전체 3%에 불과했던 과거 노무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전면 확대 시행하여 ‘입학사정관제–현재 학생부 종합전형’의 비율을 70%대까지 끌어 올렸다.
경제나 외교, 정치 등의 다양한 사안은 모두 차치하고 오직 ‘교육’에만 집중해 본다면 이런 역대 대통령들의 교육정책은 초기 입안자인 노무현 정부의 정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으며 -전국에 자사고 100개를 만들고자 했던 이명박 정부와 자유학기제를 중학교 1학년에 도입한 박근혜 정부의 정책은 차치하기로 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그 타당성이 높다.
기나 긴 서론을 지나 짧은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1970년대 당시, 시대가 원하는 인재란 무엇이었을까?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던 당시를 고려하면, 상명하복에 익숙하며 상사가 정해준 목표를 향해 최단거리로 쉬지 않고 달려갈 수 있는 보다 빠르고 보다 정확한 일처리가 가능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이 보급되며 가져온 급격한 사회 변화의 시기에서 과거의 인재들은 적응하지 못했으며 이와 반대로 인터넷에 적응한 수많은 연령대의 신흥갑부들이 탄생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을 목전에 두고 있는 현재, 인터넷에 적응했던 과거의 인재들은 아직도 인재로서 유효한가? 1970년대의 인재는 현재에도 인재라고 할 수 있는가? 기업이 그리고 국가가 살아남기 위해 필요로 하는 인재는 대체 어떤 사람들을 얘기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 사람은 입시정책의 변화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김세형 시민기자
1997학년도 수능 시험장 풍경<출처 : 국가기록원>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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