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지역 대학 유치·설립의 필요성과 당위성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지역의 많은 사람들과 각종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요구되어 온 주요 관심사들 중 하나이다. 대학유치·설립의 목적은 속초에 상주인구를 늘려 속초 경제 활성화를 돕는데 있다. 더불어 속초가 지녀온 ‘국내 최고의 관광도시’라는 정체성에 그치지 않고, 문화·예술·교육 그리고 국제화 분야가 동반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대학’의 역할과 위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이 주요 변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해 대학들 간의 학생 유치가 치열해지고 있으며,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서 멀어져있는 지방대학들의 생존은 더욱 어렵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속초지역에 ‘대학 유치·설립 필요성 제기’는 ‘대학의 성격, 방향, 목적 등에 대한 세부적인 전략 수립과 연구’가 함께 병행되어져야한다. 지역 주민을 포함한 다수의 의견을 모으고, 단계별 계획이 구체적이고 효율적으로 세워져야만 속초지역 국·공립 대학 유치·설립이라는 목표가 현실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공립 및 사립대학에서 교육, 국제교류 및 교육과정 운영, 교육 행정 경험 등을 바탕으로 ‘속초 국·공립 대학의 성격, 효율적 운영 방안’에 대한 구체적 방법론 제시가 본 글의 주요 목적이다. 앞으로 3회에 걸쳐 연재한다.
국·공립 대학 형태 설립 필요성
속초 지역에 국·공립 형태의 대학이 유치·설립되어야 하는 주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 운영에 있어 시장경제논리를 최우선 가치로 두지 않고 대학 공공의 기능을 대학 운영의 우선적 가치로 둘 수 있는 국·공립 형태의 대학이 유치되어야 한다. 기존 속초지역에 위치했던 경동대학교 설악캠퍼스(옛, 동우대학)는 수도권 인근으로의 캠퍼스 이전으로 대학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지 이미 오래이다. 학생 유치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 재단 측 설명이지만 이로 인해 대학 주변 원룸 운영자들을 포함한 지역 상권의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경기 위축 현실에 이를 해결할만한 뚜렷한 해법 역시 부재한 상태이다. 지역 사립대학의 한계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시장경제 논리에 영향을 덜 받는, 즉, 학생이 없으면 대학을 폐쇄하는 등의 극단적인 조치 등의 행정 행위가 거의 불가능한 국·공립 대학의 유치가 필요한 이유이다.
둘째, ‘국제화’를 모티브로 한 대학은 학생 유치에 있어 사립보다 국·공립이 유리하다. 외국 대학들과의 다양한 협약이나 외국 유학생들의 유치에 있어 국·공립이라는 대외적 공신력이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국가 지방정부와의 협약을 통한 유학생 모집뿐만 아니라 외국 대학에(일본 등) 우리 학생들을 파견하는데 있어서도 국·공립의 주체인 속초시나 강원도가 주체가 된다면 효율성이 배가될 수 있다. 또한, 유학생 유치나 관리에 있어 ‘법무부 출입국관리소’와 긴밀한 관계와 협의를 나누는데 있어서도 국·공립이 지니는 공신력은 크다.
셋째, 학비나 생활비 측면에서 국·공립이 유리하다. 학생들이나 학부모의 입장에서 사립보다 국·공립을 선호하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사립보다 저렴한 ‘학비와 기숙사비용’이다. 장학금 비율 역시 사립보다 국·공립이 높다. 정부의 국·공립 대학에 대한 다양한 재정지원과 더불어 이윤보다는 공익성을 우선시하는 운영의 성격상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아시아권 유학생들을 유입하는데 있어 강점이 될 수 있다.
넷째, 지자체가 세운 대학의 운영주체는 사립대학처럼 설립자나 재단이사장 개인이 아니라 바로 ‘지역주민’이다. 지역 주민들의 폭넓은 지지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개연성이 크다. 재정적인 지원을 떠나 주민들이 대학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심리적, 정서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대학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속초가 지닌 지리적·환경적 강점
속초는 학생 유입에 있어 지리적·환경적 강점을 갖고 있다.
첫째, 서울 및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수월하다. 근접성 역시 강점이다. 서울-양양 고속도로와 향후 동서고속철도 개통, 양양국제공항의 기능성 확대 등은 국내 학생 뿐만 아니라 외국 학생들에게도 매력적인 요인이다.
둘째, 속초가 지닌 도심적 기능이다.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 발 돋음 하는 속초시는 도시적 기능이 점차 확대·발전되고 있다. 다양한 상권, 교통 인프라, 주거지역, 문화·예술 기능, 설악산과 동해안을 잇는 관광 클러스터(cluster) 확대와 더불어 국내·외적으로 유명한 리조트·호텔, 각종 편의시설 확충 등은 다른 여타 지방이나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생들을 유입할 수 있는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 국제화 인프라의 확대이다. 현재 일본과 러시아를 잇는 대형 국제 크루즈가 운항 중이고, 양양국제공항 역시 국제노선들을 늘리고 있다. 또한, 아시아 주변국과의 다양한 교류나 국제행사 유치도 활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적 영향으로 인해 ‘국제화 특성 대학’이 속초시에 유치된다면 학생 모집과 대학 운영에 있어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글쓴이 양용석 박사는 속초고(31회)와 한국외국어대학교(영어학)를 졸업하고, 한국외대 대학원에서 석사(미국학·정치학), 박사 학위(국제지역학·미국학)를 취득했다. 30년 가까이 대기업, 교육기관, 국·공립 및 사립대학교에서 교육, 교육과정 운영, 국제교류, 교육행정, 대외언론홍보 업무 등에 종사했다.
양용석
국제지역학·미국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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