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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 과정의 투명성과 결과의 공정성에 관하여
등록날짜 [ 2017년12월04일 11시45분 ]
올 한해 영북 지역이 개발열기로 뜨겁다. 바다와 호수가 잘 보이는 조망이 좋은 곳에는 고층 아파트와 호텔 등이 계속 건립 중이거나 계획 중이다. 그러다 보니 개발의 열기만큼 지역민들 사이의 갈등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개발과 보존은 늘 갈등의 요소를 가지고 있는 딜레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청초호 부근의 고층 호텔 건립을 두고 시민단체와 지자체의 갈등사태가 그러하고, 최근에는 동명동의 고층 아파트 설립계획에 따른 동명동의 유서 깊은 성당과 교회의 반대 서명운동 또한 그러하다. 이미 일어난 일이 아니더라도 추후에 개발되는 각종 고층 건물 때문에 크고 작은 갈등들이 일어날 조짐이 여기 저기 보이고 있다. 또한 지난 <설악신문>에 보도되었던 구 수협 건물의 ‘철거’와 ‘보존’에 대한 갈등도 그리 쉽게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필자는 오늘 ‘개발’과 ‘환경’, ‘철거’와 ‘보존’의 옳고 그름을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양쪽의 주장을 들여다보면 어느 한 쪽의 주장만이 타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타당성의 비중이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필자가 오늘 논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갈등사태를 슬기롭게 해결해나갈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를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 해결 방안으로 몇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2015년 스위스는 세계적인 난제인 핵폐기장 문제를 사회적 합의과정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011년 취리히 노르드오스트와 주라오스트가 핵연료 최종처분장 후보지로 선정되었다. 그 뒤 4년간 두 지역에서는 찬성과 반대 의견을 가진 주민과 전문가, 원자력 발전소 관계자, 지자체, 정부 관계자로 지역위원회를 구성하였고, 1년에 50여회의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그 토론회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스위스 정부는 2027년에 국민투표로 최종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무려 12년간 주민들과 의사소통의 과정을 가지겠다는 것이다. 즉 스위스 정부의 기본방침은 ‘주민이 납득하지 않으면 어떤 정책도 일방적으로 진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하나의 사례를 보더라도 왜 스위스의 정부신뢰도가 세계에서 1위인지를 수긍하게 만든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갈등은 사회발전의 필수불가결한 성장통이다. 그러나 그 갈등을 제대로 해결해가지 못하면 우리는 엄청난 갈등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즉 돈과 시간의 낭비뿐만 아니라 지역의 분열을 가져오게 된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1년에 GDP의 27%를 갈등비용으로 지출한다고 한다. 즉 사회갈등 비용으로 1인당 900만원, 국가전체로 따지면 최저 82조원을 낭비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OECD 27개국 중 두 번째로 갈등지수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갈등을 줄이고, 지역 주민의 분열을 최소화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적 합의과정을 이끌어내는 중립적인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프랑스의 국가공공토론위원회(CNDP), 미국의 ‘타운 홀 미팅’ 등이 좋은 사례가 될 것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안산 양상동 주민과 한전사이에서 합의를 이끌어 낸 ‘조정관 제도’가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우리 지역은 시간이 흐를수록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비용의 증가, 개발에 따른 각종 단체와 시민간의 갈등 요소들이 점차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부터라도 이러한 지역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시민, 지자체, 관련 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모색해야 한다. 다행히도 이병선 시장님이 속초시의회 2차 정례회 시정연설을 통해 “‘2035 속초도시기본계획 및 도시 관리계획’의 재정비, 속초의 중장기 미래발전전략인 ‘속초비전 2035’ 수립, ‘역세권 개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해수담수화시설 설치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 계획을 지자체 혼자 세울 것이 아니라, 지역의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속초 미래 비전 포럼’(가칭) 같은 사회적 합의 단체를 조직하여 운영하자고 제안한다.
과정이 투명하고 결과가 공정하다면 시민들은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결정은 효율성이 우선이 아니라 합의가 우선되어야 한다.  
김종헌
시인·설악문우회 회장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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