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항~러시아 자루비노~중국 훈춘을 잇는 북방항로와 속초를 기점으로 러시아와 일본을 연결하는 신규 국제항로의 출발지인 속초항여객터미널 항만부두가 현재 바다와 육상모래의 반출장소로 활용되면서, 이 일대 주민들이 먼지와 소음 등의 생활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동명동 주민들에 따르면 속초항여객터미널 항만부두가 한 달 전부터 모래 반출장소로 이용되면서 각종 생활불편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2일에도 이른 새벽부터 모래를 실은 25톤 덤프트럭들이 분주히 여객터미널 항만부두로 들어가 바지선에 모래를 붓고 이동했다. 모래를 실은 덤프트럭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었지만, 이날 교통통제요원은 보이지 않았다. 교통통제요원은 취재가 시작된 다음날인 23일에야 배치됐다. 한 달여동안 동명동주민센터 앞 교차로의 교통신호등이 바뀔 때마다 속도를 내고 진출입 하는 덤프트럭들로 일반 운전자들이 불안해했다.
이날 바지선에서 작업하는 과정에서 ‘쿵 쿵’ 하는 소음이 심각한 정도였다. 특히, 모래 운반과정에서 흘린 모래들이 도로에 수북이 쌓여, 바람이 부는 날에는 모래먼지가 날려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덤프트럭들이 운반하는 모래 중에는 속초항에서 준설한 바다모래도 포함돼 있어 일반 차량의 부식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한 주민은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에는 도로에 쌓인 모래들이 날려 이 일대가 뿌옇게 변한다”며 “덤프트럭에서 바다모래가 흘러내릴 때는 차량이 부식될까 불안하다”고 했다.
동명동주민센터에도 최근 이 같은 민원이 접수되는 등 모래 운반에 따른 주민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속초항여객터미널 항만부두는 한 달 전부터 1주일에 1~2회 정도 모래 반출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역업체는 한 번 작업 때마다 속초와 고성․양양지역에서 채취한 25톤 덤프트럭 100여대 분량의 모래가 바지선에 실린다고 했다. 반출된 모래는 운반선에 다시 실려 부산 등 남해안 쪽으로 운반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역업체는 남해 EEZ(배타적경제수역) 바다모래 채취 중단 이후 모래수급난이 발생하자, 골재업자들이 이곳까지 올라와 모래수급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하역업체는 “골재업체 등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부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며 “주민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강원도환동해본부는 “하역업체와 항운노조 등이 모래를 운반할 때마다 바지선과 모래운반선의 선석 배정을 요청해 오고 있다”며 “주민불편 사항을 파악해 보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지난 22일 오전 모래를 실은 덤프트럭들로 붐비는 속초항여객터미널 진입도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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