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가 중앙동 갯배 선착장 인근 속초수협 옛 건물의 활용방안에 대한 최종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지역사회가 혼란을 빚고 있다.
시는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올 상반기에는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했으나, 현재는 내부적으로 ‘보존’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처럼 수협 옛 건물 활용방안에 대한 시의 입장이 ‘갈팡질팡’ 하면서 수협이 청호동으로 이전한지 30여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일부 시설물의 낙하 위험은 물론 도심 슬럼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는 본보가 지난 3월 수협 옛 건물에 대한 활용방안을 취재할 당시 “수협 옛 건물의 활용방안을 놓고 고심하다 지난해 10월경 철거 쪽으로 가닥을 잡아 올 상반기 중으로 철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당시 철거대상으로 지상 2층의 옛 수협 청사 건물과 제빙공장, 부속건물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현재는 당초 계획을 철회하고 ‘철거’와 ‘보존’ 두 가지 방안을 모두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지난 16일 <설악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철거냐 보존 중)어느 쪽으로 확실하게 결정난 것은 없다”며 “계속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협 옛 건물이 지난 2010년 건물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지만, 아직 철거할 대상은 아니고 리모델링이나 보완을 통해 활용할 수 있는 상태”라며 “수협 옛 건물이 문화적·예술적 가치가 있다는 의견이 있어, 건물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와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라면 시가 당초 철거 계획을 철회하고 보존 쪽도 심도 있게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또 다른 부서 관계자는 “지역의 문화예술단체에서 ‘옛 수협 건물이 문화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철거를 안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해 와 시가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시가 수협 옛 건물을 놓고 2년 넘게 ‘오락가락’ 행정을 펼치면서 이 일대 주민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한 인근 상인은 “전국 어느 도시에 우리 마을처럼 슬럼화 된 동네가 있느냐”며 “철거방침을 세워놓고도 1년여 가까이 시행을 못하는 시를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협 옛 건물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외벽 시설물들이 건물 바닥으로 떨어진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철제 제빙시설들은 대부분 붉게 녹슬어 낙하위험마저 우려되고 있는 상태다.
김진기 시의원은 “시가 수협 옛 건물의 활용방안에 대한 결정을 못하면서 지역사회가 혼란을 빚고 있다”며 “시는 ‘철거냐 보존이냐’를 놓고 고민만 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해 빠른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속초수협이 지난 2015년 청호동으로 이전한 후 중앙동 옛 건물을 근대문화유산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과 부족한 관광인프라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 왔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속초수협 옛 건물의 활용방안에 대한 결정이 늦어지면서 옛 건물 입구에는 ‘추락사고 위험지역’임을 알리는 통제시설이 설치돼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