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아파트 분양을 전후로 속초시 인구가 들쭉날쭉 요동치는 현상을 보였다.
지난 4월초 당시 속초시 담당 직원은 이런 현상의 원인파악에 나섰다. 그 결과 대형 아파트 분양권 취득을 위한 일시적 주민등록 이전(전입)으로 인구가 늘었으며, 분양권 당첨자 발표 후 탈락자들의 주소 이전(전출)으로 인구가 다시 빠져나갔다. 속초시는 인구와 출생아 수를 늘리고 각종 지원 정책을 펴왔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인구 증가와 출산 장려 정책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다시금 손질할 필요가 있다.
속초시 인구 증가·출산장려 지원 현황
속초시는 ‘출산 장려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2010년부터 지원해오던 출산장려금을 지난 2015년부터 중단했다. 시는 출산지원과 관련해 건강검진비는 출생아 마다 각 1회 10만원, 출산준비금은 출생아 마다 각 1회 10만원, 산후조리비는 둘째 아이 이상부터 1회 10만원 지원하고 출산장려금은 둘째 아이는 매월 10만원(12월간), 셋째 이상 아이는 매월 10만원씩(36개월) 지원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재정난과 출산감소 지속 등의 이유로 출산장려금 지원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출산지원금이 대체적으로 적게 책정돼 있고 지원대상도 둘째아이 이상으로 한정돼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경제적 여건 등으로 2명 이상 출산하는 경우는 극히 적기 때문이다. 출산장려금의 경우 둘째 아이와 셋째 아이 이상과 구분해 지원하는 것도 문제였다.
‘인구 늘리기 시책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른 지원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지원이 전입자에 국한돼 있어 실질적인 인구 증가를 위한 대책이라고 할 수 없고, 전입자 지원을 위한 전입 지원 금품이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속초시는 전입 시 차량소유자에 한해 공용주차장 이용권 주차권 20매(500원/매)와 속초시박물관 입장권 1인 2매(2,000원/매), 쓰레기 종량제 봉투 단독세대 50매와 세대원 1명당 20매(9,000원/매), 차량번호판 교체비용 2만원 이내 실비(번호판 교체 시), 전입 학생 상품권(고등학생 매학기 3만원, 대학생 매학기 5만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4개 혜택과 상품권은 중복지급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시 담당직원은 실질적인 출산 장려지원과 전입지원을 위해 ‘출산 장려 지원에 관한 조례’와 ‘인구 늘리기 시책 지원에 관한 조례’를 통합해 가령 결혼준비금 지원(결혼식장 지원, 은행대출 시 이자 보전 등)과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 미혼자 짝 맺어주기(처녀·총각 만남의 장 마련) 행사 등 지원 폭을 대폭 강화하자는 안을 냈다. 속초시는 조례개정을 통해 지난 7월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여성가족과의 저출산･고령사회 대책 업무를 분리해 자치행정과에 저출산과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인구문제를 전담하는 인구정책팀을 신설했다. 이 팀의 역할은 임신, 출산, 육아뿐만 아니라 일자리, 지역발전, 젊은 세대 유입 등 지방소멸 대응 수립 업무의 컨트롤타워이다.
타 시군 인구 늘리기 지원 사례
강릉시는 출산장려금으로 첫째 아이는 10만원(현금, 1회), 둘째 아이는 30만원(현금, 1회), 셋째 아이는 50만원(현금, 2회 분할), 넷째 아이 이상은 100만원(현금, 4회 분할)을 지급하고 있다. 전입 세대에는 쓰레기봉투(세대 당 1회)를 2인 이상 전입세대의 경우 20매(20ℓ), 단독 전입세대는 10매(20ℓ)를 지급한다. 전입 대학생은 1인당 10만원의 지원금을 받으며 전입신고 후 각 대학에서 인정하는 학생에 대해선 노후시설 개선, 편의시설 설치, 장학사업비 등 대학 후생복지사업지원과 장학사업비를 지원한다.
경남 함양군은 출산장려금으로 10만원 이내 임신 축하 기념품과 임신 5개월부터 분만 후 2개월까지 임산부 영양제를 제공한다. 출산장려금은 첫째 아이 50만원, 둘째 아이 100만원, 셋째 아이 이상 1,000만원을 지급하고, 산후 조리비는 셋째아이 이상 50만원, 영유아 양육비는 매월 20만원(셋째 이후 자녀 중 5세 미만 영육아 가정)을 지급한다. 전입 세대에 대해서는 정착금으로 2인 세대 20만원, 3인 세대 30만원, 4인 이상 세대 100만원을 지급하고, 빈집 수선자금 300만원, 주택설계비 100만원, 자동차번호판 변경 비용 전액, 쓰레기봉투 20매(50ℓ)를 준다.
인근 양양군은 내달 조례개정을 통해 저출산 극복과 신혼부부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가구소득에 따라 3년간 월 5만원에서 14만원까지 차등 지원하고 여성이 타 시도에서 전입한 경우 매월 2만원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대상은 여성을 기준으로 전년도에 혼인신고를 마친 만44세 이하 무주택 신혼부부다. 이와 함께 출산장려금 지원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출산축하금은 당초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높이고 첫째아이는 1년간 월 10만원, 둘째는 1년간 월 20만원, 셋째는 2년간 월 30만원, 넷째 이상은 3년간 월 50만원의 격려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속초시 출생아 수 해마다 감소
속초시 출생아 수는 출산장려금제가 시행된 지난 2010년 707명에서 2011년 627명, 2013년 606명, 2015년 639명, 2016년 510명, 지난 10월 말 현재 326명 등 점점 감소하고 있어 적극적인 출산정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기존 조례를 통합해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속초시 관계자는“프랑스의 경우 국비로 인구 늘리기 정책을 지원하는데 우리도 열악한 지방재정에 부담을 주기보다는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인구를 늘리기 위해선 지원금 정책에 더해 속초에서 일자리를 갖고 돈을 벌어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젊은이들이 정주할 수 있는 생활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속초가 산, 바다, 호수, 온천이 어우러진 신이 선물한 천혜의 관광자원을 보유한 대한민국 대표 관광도시지만, 무엇보다 속초시민이 안정적으로 정착해 살 수 있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
이수영 전문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속초시 청사 전경.
강원도의 미혼남녀 만남축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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