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는 최근 대규모 고층 아파트와 호텔 및 주상복합건물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어 물 부족 문제에 대해 시민들이 대단히 민감해하고 있다. 현 상하수도 시설로 추후 폭증할 물사용량을 온전히 수용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인 것이다.
이에 대해 속초시상수도사업소 유수현 소장은 “건축 붐은 일고 있지만 인구는 8만2천명대로 정체돼 있다”며 “정주인구가 늘면 그에 따라 수요에 맞는 공급체계를 갖춰야 하지만 ,현재 들어서고 있는 대규모 아파트 등이 세컨하우스 개념인지 정주 개념인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속초시 해수담수화사업 추진과정
속초시의 주 취수원인 쌍천은 유로연장이 짧은데다 경사가 급해 강우 의존도가 심하고 관내 추가 상수원 개발이 곤란해 갈수기를 대비한 항구적인 상수원의 조기 확보가 절실하다. 속초시는 하루 시설용량이 5만2,000톤(속초정수장 4만톤, 학사평정수장 8,000톤, 설악정수장 4,000톤)으로 갈수기 때 기존 공급량 외에 1일 8,000여톤이 부족하다. 특히 봄철 가뭄 때에는 제한급수를 실시하거나 검토하기도 한다. 지난 2001년 6월에 7일간, 2006년 2월부터 56일간, 2015년 6월에 10일간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제한급수를 했고, 2011년 1월말에도 제한급수를 예고했지만 다행히 적설로 실제 제한급수까지 가지는 않았다. 올해도 봄 가뭄이 장기화 되면서 제한급수를 검토하는 등 비상급수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였다.
속초시는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해 2010년 12월 수도정비기본계획에 해수 담수화사업 반영을 검토했고, 지난 2015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고성군과 상수관망 연계 공급을 협의해 왔다. 하지만, 고성군과의 상수도 연계사업은 갈수기에 고성군 통합정수장(북천)의 취수 가용량이 부족하고 고성주민 또한 반대한다는 이유로 협의가 어렵게 돼, 지난 8월 해수 담수화사업 등을 담은 ‘2035년 수도정비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에 더해 양양고속도로 개통, 동서고속화철도사업과 지역개발사업 추진 등에 따른 장래 용수량 증가가 해수 담수화사업의 필요성을 촉진했다.
속초시의 해수 담수화사업은 하루 8,000톤의 생활용수를 생산해 4~6월 갈수기 때 비상급수용으로 사용하려고 한다. 내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쌍천 일원에 총사업비 250억원(국비 175억원, 지방비 75억원)을 들여 해수담수화시설 1식과 관로 3.94km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강원도가 기획재정부 재정협의회에 속초시의 해수 담수화사업을 보고하고 내년 정부예산에 반영을 건의해 환경부의 예산반영이 확정돼 기획재정부에 환경개선특별회계(국비 70% 반영예산)로 예산심의를 요청했지만, 기재부는 수도법에 따른 지방자치단체 고유사무로 판단해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 환경개선 특별회계예산 반영은 불가하고 지역발전특별회계 예산으로 신청하면 반영을 검토하겠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지역발전특별회계 예산(생활기반계정)으로 추진하면 10년 이상 장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강원도는 매년 반복되는 가뭄에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환경개선특별회계 예산 반영과 내년 해수담수화사업 실시설계용역비(10억원)의 국비 지원을 건의했다.
속초시, 해수담수화 사업지로 선정
지난 10월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전 국토 물 공급 안정화 사업 기존조사’ 자료를 공개했다. 이는 국토부가 한국수자원공사에 의뢰해 외부 용역을 벌인 결과다.
용역보고서는 가뭄 및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기존 댐과 지표수를 활용하는 용수 공급 방안으로는 한계가 있어 해수 담수화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리고 전국 446곳을 검토해 생활용수 공급 가능구역으로 속초시, 태안군 등 4곳을 선정했다. 특히, 속초시는 중기 사업지로 나머지는 장기사업지로 분류했다. 속초시의 경우 가뭄 대응을 위해 사업 추진이 시급하지만, 바닷물을 정수해 생활용수로 공급하는 대안에 대해 지역사회의 공론화와 동의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중기 사업지로 분류됐다. 중기 사업지인 속초시의 생활용수사업의 경우 1만4,000㎥/1일 규모의 설비를 짓는데 667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수 담수화 기술은 계속 기술개발이 이뤄져 비용이 상당히 낮아지고 있어 해안지역에 있는 산업단지나 강과 멀리 떨어진 강원도 등지에 수자원 공급 수단으로 검토되고 있다”면서도 “해수담수화 사업가능 지역은 공급자 입장에서 정한 장소일 뿐, 지역의 수요가 있어야 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도 통과해야 해 확정된 사업지가 아니다”라고 했다.
해수 담수화시설의 완공 후 시설 운영상 우려되는 점은 해수 담수화 생산원가가 기존 수돗물의 정수생산 원가에 비해 높아 정부의 추가 지원 없이는 수도요금을 올려야 해 시민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속초시는 해수담수화사업에 앞서 양양 남대천 하류를 통해 바다로 흘러나가는 물을 집수정에 모았다가 관으로 속초시 쌍천 취수장까지 연결해 가뭄이나 갈수기 때 사용하는 방법 등 상수도 연계 공급 방안을 인근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해볼 필요가 있다. 합의가 어려우면 담수화 정수를 생활용수로 공급하는 방안에 대해 지역사회의 공론화와 동의절차를 거쳐 결정하는 숙의(熟議)민주주의가 뒤 따라야 한다.
이수영 전문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속초시의 주 취수원인 쌍천은 유로연장이 짧은데다 경사가 급해 강우 의존도가 심하다. 쌍천 하류 모습.<속초시 제공>
속초시 상수도사업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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