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고사(이하 수능)가 열흘(11월 16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12년의 노력이 단 하루에 결정되는 중요한 시험인 만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수험생들이 알아야 할 몇 가지를 준비해 봤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평소 자신이 쾌적하다고 생각하는 상태를 당일에 유지하는 것
손톱을 자르거나 목욕을 하면 리듬이 깨져서 컨디션이 나빠진다는 속설이 한참 유행하던 시절이 있습니다. 정답은 그렇지 않다 입니다. 청결한 상태에 컨디션이 좋은 학생도 있을 수 있고, 평상시 이틀에 한번 정도 씻는 게 습관인 학생도 있습니다. 그렇게 지키면 됩니다. 시험날 떨릴까봐 우황청심환을 먹는 학생도 있습니다. 그 전에 먹어보길 권합니다. 복용했더니 오히려 정신이 몽롱해져서 시험을 망쳤다는 사례를 보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최상이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늦게 잠드는 편이라 아침잠이 많은 학생들에게. 특히, 9시까지 등교했던 속초여자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이 상황은 평상시와 다르더라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인간의 뇌는 깨어난 지 최소 한 시간이 지나야 제 기능을 합니다. 수능 첫 시간인 국어시험이 8시 40분에 시작합니다. 그러니 아무리 늦어도 7시 40분에 일어나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면 오산입니다. 최소한 한 시간입니다. 게다가 입실 완료 시간이 8시 10분인 점을 고려하면 아무리 늦어도 7시경엔 일어나야 합니다. 이런 준비는 당일에 해도 별무소용입니다. 그 날 하루를 7시에 일어나서 준비하더라도 몸의 리듬이 그렇질 않습니다. 몸이 7시에 일어나는 것에 ‘적응’해야 합니다. 수능 전날 잠이 오지 않아 불안해지고, 그러다 보니 다시 불안해져서 새벽 네 시 정도에 잠이 들어 막상 수능을 망친 학생이 있습니다. 그러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반드시 일찍 자고 7시 정도에는 일어나는 습관을 들입시다.
■가채점 표와 수능 준비물에 대하여
가채점 표를 꼭 만들어야 하냐는 질문을 들었습니다. 정 시험에 방해된다면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가채점 표를 작성하지 않는다면 수능 후 성적표가 나올 때까지 자신이 어느 대학에 지원해야 할지를 전략적으로 고민할 수가 없어 정시 전략을 짤 수 없습니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작성하길 권합니다.
수능 고사장에 반입이 가능한 물품과 그렇지 않은 물품의 목록을 확인하고 혹시라도 소홀히 하여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합시다. 한국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수험생 유의사항을 검색하면 동영상으로 자세히 소개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의 활용에 대하여
속초지역 고등학교의 특성상 수능 시험장의 대부분이 친구들일 겁니다. 많은 대화를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사이죠. 그런데 그 중 한명은 꼭 쉬는 시간마다 각 반을 돌며 문제가 어렵네 쉽네, 몇 번의 정답이 2번이네…… 하면서 떠들고 다닙니다. 차라리 운동장에 나가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며 전 시간의 기억을 아예 지우고 다음 시간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칫 분위기에 휩쓸려 전전긍긍하다 보면 컨디션만 엉망이 되고 맙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스스로 노력한 시간을 믿으세요
많은 학생들이 불안해합니다.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아이들 표현으로 ‘폭망’했다는 사례가 정말 많습니다. 믿으세요. 스스로를 믿으세요. 노력했던 모든 시간들을 되새겨보고 그만큼의 힘이 여러분을 지탱하고 있음을 믿으세요. 시험이 어렵게 느껴지면 잠시 문제 푸는 것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주위를 보세요.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괴로워하는 친구들이 눈에 띌 겁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평상심을 유지하는 것만으로 점수는 떨어질지언정 백분위와 표준점수는 오히려 올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가 쉽게 느껴진다면 오히려 집중해야할 타이밍입니다. 다른 친구들도 쉬울 테니까요. 실수는 등급의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자신을 믿고 평상심을 유지하되 어떤 경우라도 성급하게 실망하거나 기뻐해서는 안 됩니다.
열흘 남았습니다. 최선을 다한 여러분들의 결과가 그 노력에 부끄럽지 않은 것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수험생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김세형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강원도교육청(교육감 민병희) 직원들이 지난 7일 오후 1시 수능 수험생 응원 현수막을 펼쳐보이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달부터 도내 18개 시·군의 교직원, 학부모, 학생들이 참여하는 ‘대형 현수막에 수험생 격려문 쓰기 릴레이’를 펼쳐왔다. <도 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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