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금요일’(11.13)로 일컬어지는 프랑스 파리의 연쇄테러는 유럽뿐만 아니라 전세계인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다. 미국·중동·동남아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지구촌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자행되는 테러는 전세계에 반테러 공동 전선 구축의 필요성을 절감케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직간접적으로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데다 지난 1월 ISIL 가담 추정 김군사건에 이어 주한미국대사의 피습사건이 일어나는 등 더 이상 테러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우리는 핵과 미사일 위협은 차치하고라도 북한 김정은 집단으로부터 KAL 858기 폭파사건(87.11.29)을 비롯해 최근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이르기까지 상시적인 기습도발과 테러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사건을 겪으면서 제2의 테러를 우려한 국민여론을 수렴해 한달여만인 10월 25일 이른바 ‘애국법(Patriot Act)’이라는 테러방지법안을 통과시켰다. OECD·G-20회원국 41개국 가운데 테러방지법이 없는 나라는 4개국(스위스, 일본, 중국, 아르헨티나)에 불과한데, 그나마 중국은 입법 추진 중이다. 60%인 24개국은 별도 개별법을 제정하였고 그 외 13개국은 형법상 일부 처벌 조항 등으로 테러예방과 대응을 기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떠한가? 미국의 9.11테러 직후 발의된 테러방지법이 14년째 표류하고 있고 현재 3건의 관련법안도 정치권의 이해관계 하에 여태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현행 우리나라 법체계는 ‘테러’에 대한 명확한 개념도 부족하다. 82년 마련된 ‘국가대테러활동지침’이 전부이다. 이로인해 대테러 대응체계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지휘감독을 위한 전문기구나 컨트롤타워도 없는 실정이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테러는 남의 일이 아니다. 남북분단이후 북한의 한반도 적화 망상과 도발은 끊임없고 핵과 미사일로 국민을 송두리째 볼모로 잡고자 하는 상황에 더해 IS와 같은 국제테러집단으로부터도 국민의 안전을 담보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테러방지법은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국회가 적극 움직여야 한다. 10년 이상 당리당략에 얽혀 허송세월한 국회가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입만 열면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국회! 실천에 나설 때다. 국민이 바라고 명령하고 있다.
박동천 / 강릉영동대 군사학과 겸임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