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출근길에 청학동 로데오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기 위해 주변을 수차례 돌아도 주차공간이 없다고 한다. 예전에 보지 못한 풍경이다. 주중뿐 아니라 주말엔 유명 맛집이 포진된 일대엔 주차난으로 인해 지역주민이나 관광객 모두 몸살을 앓고 있다.
도심 주차난에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속초시에 따르면 속초시 주차장 규모는 2016년 말 현재 약 1만5,000면이며 이중 건축물 부설주차장이 8,531개면으로 약 57%를 차지하고 있다. 공영주차장은 38개소 6,216개면이며 이중 노상주차장이 11개소 741개면, 노외주차장이 27개소 5,475개면이다. 관공서 주차장은 4개소 253개면이다.
하지만 지난 9월말 현재 속초시에 등록된 차량은 3만9,233대로 화물차와 이륜차, 특수자동차 9,282대를 제외한 승용차(승합차 포함)는 2만9,951대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1만5,000대는 불법으로 주차할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외지차량 유입 증가로 속초지역 주차난은 고질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현 시점에서 사회변화에 대응하는 속초시의 종합적인 주차정책 수립이 시급하다.
속초시 부설주차장 설치기준 강화
대형 고층 건축물과 대단위 고층 공동주택 건설 붐이 일면서 속초시는 지난 9월 22일 속초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 일부개정을 통해 부설주차장 설치기준을 강화했다. 개정 조례에 따르면 공동주택은 세대당 1대 미만일 경우 1대 이상으로 하며, 전용면적 60㎡이하 세대당 1대, 전용면적 85㎡이하 세대당 1.3대, 전용면적 85㎡초과하는 경우 60㎡당 1대 이상으로 했으며 다가구주택과 오피스텔은 가구(호실)당 1대, 전용면적 30㎡미만인 경우 0.7대 이상으로 규정했다. 또 제1종 근린생활시설의 경우 연면적3,000㎡미만은 기존 시설면적 200㎡당 1대에서 150㎡당 1대로 강화했고, 연면적 3,000㎡이상은 종전대로 시설면적 100㎡당 1대로 규정했다. 제2종 근린생활시설은 시설면적 200㎡당 1대에서 150㎡당 1대로 강화했으며, 숙박시설은 시설면적 120㎡당 1대에서 100㎡당 1대로 강화했다.
반면, 창고시설과 공장시설 부설주차장 설치기준은 현행법에 맞춰 조례를 개정했다. 창고시설은 당초 시설면적 300㎡당 1대에서 400㎡당 1대로 완화했고, 공장(아파트형은 제외한다)은 시설면적 300㎡당 1대에서 350㎡당 1대로 완화했다.
공용주차장 복층화·유료화 거론
여기에 그치지 말고 향후 대형건물 및 대단위 공동주택 건축 시 부설주차장 면적을 더욱 강화하고(전용면적 85㎡이하 기준시 세대당 1.3대에서 1.5대로) 개발부담금을 징수해 공용주차장 확장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특히 주차장 공동이용제 도입도 검토해볼만한 사안이다. 학교운동장은 잔디구장이어서 대상에서 제외하고 교회 주차장의 경우 시설 특성상 지역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주차장을 개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문관리 인력 지원이나 협약서 작성 등을 통해 교회에서 발생하는 기존 이용자와의 상충문제를 해소하면 어떨까. 또 건물주(입주자 대표회의)와 지자체 협약을 통해 부설주차장을 주변 주민에게 개방하는 조건으로 건물주에게 주차장 시설공사, 방범시설 공사 지원과 주차장 관리 등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앞으로 속초시의 주차정책은 관리, 연계, 지원의 운영체계가 필요할 것이다. 관리 측면에서는 주차수요관리 강화, 불법 주정차 단속 강화(불법 주·정차 단속 매뉴얼 작성, 탄력적 단속전략 수립, 주차단속 주체 확대, 스마트폰 앱 활용 주차단속), 주차단속 민간위탁 강화, 스마트 야간 주차관리시스템 운영, 주차 빅데이터시스템 운영, 불법 주정차 특별관리구역 운영, 스마트 주차장 운영, 실시간 주차정보 제공, 주차정보 안내시스템, 탄력주차요금제 및 주차허용시간 규제 도입, 주차요금 현실화, 주차장 안전 강화, 주거지역 주차장 확충(주차장 공동이용제 확대) 등이다. 아울러 시민과 연계사업으로 주차계도 시민자원봉사단 운영, 주차문화 관련 시민교육 시행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도심, 부도심, 주거지, 재래시장, 관공서를 대상으로 한 주차 현황조사를 시행해 그 결과를 비교 분석해 정책 자료로 활용하는 지원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차제에 2035년 속초도시기본계획 및 도시관리 계획, 동서고속화철도 역세권 개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등을 포괄하는 ‘속초비전 2035 수립 연구용역’에 ‘도로교통 개선 종합계획’을 포함해 용역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속초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공용주차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땅은 한정돼 있고 주차장은 확충해야 하는 만큼 기존 공용주차장을 복층화(건축물식 주차장)하는 방안과 주차장 확충재원 마련을 위해 공영주차장을 단계별로 유료화하는 방안도 내년 발주예정인 ‘도로교통 개선 종합계획 용역’에 세세하게 담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수영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지역차량과 외지차량 유입 증가로 속초지역의 주차난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로데오 제1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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