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속초에 담다.” 속초를 알리는 광고의 한 구절이다.
이 가을에 속초를 나타내는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설악의 대청봉에서 시작한 가을은 천불동 계곡을 따라 이산 저산 만산홍엽을 이루는 듯 하더니 어느새 영랑호와 청초호 호숫가에 내려 앉아 억새와 함께 오색들판을 수놓은 이곳 속초에서 숨 쉰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감동이다.
이 아름다운 속초에 그 누구인들 오고 싶지 않을까? 이 가을에는 한번쯤 훌쩍 길을 떠나 고 싶은 곳이 속초가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 속초에는 연중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명실상부한 관광의 1번지임을 자타가 공인하고 있고 속초시장은 공식행사마다 국가대표 관광지 속초를 자랑하고 있다.
관광은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살거리가 잘 조화되어 있어야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우리 속초는 산, 바다, 호수 그리고 온천을 가지고 있어 그야말로 천혜의 관광지가 된 것은 큰 행운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시민의 친절과 봉사가 어우러진 다양한 먹거리는 국민 관광지로의 위상을 더욱 드높이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시는 전체면적의 62%가 국립공원이고 시가지는 38% 정도인 아주 협소한 면적을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한 문제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시민과 관광객이 가장 불편해 하는 것이 교통혼잡과 주차문제이다. 이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가을 황금연휴 때 속초를 다녀가신 분들은 그 심각성을 직접 체험하셨으리라 생각한다. 수도권과 서울의 출퇴근 시간보다 더 혼잡하고 복잡한 곳으로 되어 버렸다. 설악산 진입로를 비롯한 대포항, 주요 해변의 혼잡도는 속초에서 한적함과 여유를 만끽하려는 관광객에게는 크나큰 실망을 안겨주고 많은 인내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매년 반복되는 심각성에 대해 개선하려는 노력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상인들의 탄성만 자아내고 있다.
특히, 동명항 부근의 회집타운 먹거리 지역은 그 혼잡도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곳으로 주민과 관광객에게 많은 불편을 주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급기야 지역주민과 동명항활어센터 번영회상가에서는 속초항 외항화물 야적장 2만4,482㎥를 현재 사용하지 않고 있어 동명항의 주차난과 교통혼잡을 완화하고자 주말임시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민원도 제안하고 많은 노력을 하였으나, 보안구역이고 항만 하역업체가 임대하고 있다는 사유로 사용이 어렵다는 회신뿐이다. 주민의 시각에서는 현장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주말에 차량이 밀리는 현장을 한번이라도 목격했다면 그런 답변은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여기서 본의원은 최문순 도지사님과 관계 공무원들께 한 가지 해법을 제언하고 싶다. 대승적으로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항만구역 행정재산은 사용 목적대로 사용하는 것이 정당한 법집행임을 안다. 그러나 현실을 감안하여 주말 또는 공휴일 등 관광객이 붐비는 시기에 임시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자는 것이다. 마치 속초시청 주차장을 공휴일에 무료로 관광객에게 개방하듯이. 만약 화물을 적재하여야 할 경우가 있다면 행정재산 본연의 목적대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야적장을 사용하지 않는 시기에는 한시적으로 개방하자는 것이다.
내년에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동계올림픽이 평창과 강릉 등에서 개최된다. 우리 속초는 ‘경기는 평창에서! 관광은 속초에서!’라는 슬로건으로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올림픽이 시작되면 세계의 눈이 우리 강원도로 쏠릴 것이다. 세계에 우리 강원도 곳곳을 알릴 기회가 온 것이다. 그 기회를 허망하게 보낼 것인가? 우리의 부끄러운 민낯을 속초를 찾은 외국 손님에게 보여주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강원도는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주민을 위한 행정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고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검토가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재인 대통령을 생각하며.
김진기
속초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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