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사람 행복 중심의 미래형 학교
②핀란드의 라또까르타노학교와
야르벤빠 고등학교
③덴마크의 헬레럽학교와
에프터스콜레
④독일의 클라렌탈 학교와
알렉세이 폰 야블렌스키 종합학교
⑤고성의 행복더학기 학교
강원도는 유럽의 혁신학교처럼 ‘행복더하기학교’가 운영 중이다. 도내 27개 초등학교와 19개 중학교, 9개 고등학교 등 모두 55개 학교가 현재 혁신학교인 ‘행복더하기학교’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고성에서는 아야진초교와 공현진초교, 거진중학교 등 3개교가 2012년부터 ‘강원도 행복더하기학교’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행복더하기학교는 최초의 강원도 주민 직선 교육감인 민병희 교육감의 교육철학에서 시작됐다. 지난 2010년 취임한 민 교육감은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고, 아이들 하나하나의 꿈과 삶이 존중 받는 학교를 만들겠다”며 행복더하기학교 모델을 취임 1년 후 도내 9개 학교에서 시범운영한 뒤 그 다음해인 2012년 모두 41개교로 확대했다.
행복더하기학교는 자율과 다양화로 특성화된 교육과정 운영시스템을 구축해 입시, 점수위주의 학교 교육을 개선하고, 학교장 자율·책임 경영 지원 확대로 공교육에 대한 신뢰성 제고에 그 목적이 있다.
■아야진초교
아야진초교의 학교 운영방향은 아야진의 옛 지명인 ‘애기미’를 인용해 ‘사랑하고 기운이 넘치는 아름다운 학교(애기미-愛氣美) 교육’이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마다 전 학년이 학교 내 또는 인근 야산을 찾아 자연을 관찰하는 창의적 학습체험을 하고 계절음식을 만들어 먹는 놀이체험 시간을 갖는다. 성장기에 따라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활동으로 배움의 즐거움을 주고 있다.
학년별로 저학년(1~2학년)은 찰흙 등을 이용한 수공예 활동을 하고 과자와 도자기, 매실액을 만든다. 중학년(3~4학년)은 나무 공예 활동과 대장간체험, 매실따기, 배봉지 씌우기 등 자연문화체험활동을 하고, 고학년(5~6학년)은 자전거하이킹, 암벽체험, 배낚시 등을 한다.
교내에서 학생들이 알뜰시장을 운영해 수익금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고, 요양원 위문활동, 마을길 및 해변 쓰레기 줍기, 김장하기 등의 지역사회 봉사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공현진초교
공현진초교는 배움·느낌·나눔채움으로 공감하는 행복한 배움터를 만들고 있다.
학년과 상관없이 아이들은 농악과 움직임놀이, 목공예 등 자신들의 취미에 맞는 동아리에 참여해 다양한 배움을 채우고, 학교 텃밭과 사육장에서 채소와 동물도 기르며 자연과 동화되기도 한다.
또 학교 앞이 해수욕장인 만큼 물놀이 등 해양체험과 다양한 테마현장체험으로 직접 느끼는 배움을 얻고, 사랑의 모자 기부와 김장담그기, 연탄봉사, 농악공연 등으로 나눔의 기쁨도 배운다.
■거진중학교
거진중학교는 배움의 공동체를 통한 수업혁신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지난 2015년부터 자유학기제를 도입해 1학년 2학기에는 학생들이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진로탐색 등 다양한 체험활동과 프로젝트 수업이 진행된다.
거진중은 모든 교사가 1년에 한 번씩 외부교사와 학부모를 초청한 공개수업을 한다. 또 교사간 수업연구회 활동과 외부강사의 수업자문 및 컨설팅 등으로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하도록 수업혁신을 이뤄가고 있다.
학부모들도 적극적으로 학교교육에 참여하고 자녀에게 관심을 갖도록 매년 10월이면 ‘부모와 함께하는 소통캠프 및 가을등반대회’를 개최해 소통과 이해를 통한 거진중만의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간다.
최미선 고성교육지원청 장학사는 “행복더하기학교는 구성원 모두가 활기찬 학교를 만들자는 공감대를 형성해 생동감이 넘쳐 나고 있다”며 “입시 위주의 획일적이고 서열화 된 교육 풍토를 극복하고 공교육 모델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수 기자 ellan92@naver.com
강원행복더학기학교인 고성 아야진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7월 여름계절 창의적학습 체험으로 교실에서 모둠별 코너활동인 피사의 사탑 블록쌓기 놀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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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독일 혁신학교 교육전문가 ‘알베르트 마이어’
“낮선 변화 과정, 상향식 의사소통으로 극복”
“혁신학교는 예술, 사회활동, 민주주의를 직접 배우는 체험학교이자, 감정의 공유와 안정적인 관계 위에 만들어진 학생과 교사의 신뢰에 바탕을 두고 혼자가 아니라 함께 배우는 학교입니다.”
알베르트 마이어(70, 사진) 독일 혁신학교 교육전문가의 말이다.
마이어 교육전문가는 지난 1981년 독일 혁신학교의 대명사인 ‘헬레네 랑에’학교에서 독일문학과 역사 교사로 교직을 시작해 교장을 역임하고, 현재 독일 혁신학교 교육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마이어 교육전문가는 “독일의 혁신학교 운동은 80년대 말 학교를 지루해하는 학생들의 현실과 소수 상위권만을 위한 엘리트 교육에 대한 회의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에 5~10학년이 다니는 헬레네랑에학교는 교사 위주의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주제와 학습 방법을 선택하는 자기주도적 ‘열린 학습’과 여러 과목이 결합된 주제별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했다. 또 민주시민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학생들은 학급 규칙과 규정을 스스로 만들고 분쟁 해결에도 참여한다.
마이어 교육전문가는 “이런 낮선 변화의 과정을 상향식 토론을 거쳐 극복했다”고 말했다. 즉, 교사·학부모·학생들이 함께 새 교육 개념에 대해 토론하고 합의를 모색해 나갔다. 시범운영 과정의 시행착오는 새로 적응하는 교사들의 길잡이가 됐다. 그 결과 200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독일 전체 평균이 크게 떨어졌는데도, 개별 학교로는 최우수 성취를 보인 이 학교는 독일 교육의 해법을 찾으려는 정부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우리는 새로운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평생 살아가면서 배움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키워주고자 한다”며 “한국이 이런 혁신학교를 만들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상향식의 민주적 의사소통이 밑바탕에 깔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육이 백년대계인 것은 유럽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교사들은 학교 현장이 단기간에 바뀌기 어려우므로 쉽게 좌절하거나 조급해하지 말고 한 단계, 한 걸음씩 전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다른 교사 및 학부모, 시민들과의 연대는 필수이기 때문에 혼자 싸우는 사람은 성공의 기회와 가능성이 낮다”고 조언했다.
이용수 기자 ellan9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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