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1. 경동대 속초캠퍼스 학과 이전 후
상권 붕괴된 학사촌
2. 가톨릭관동대 양양캠퍼스 기능
전환 촉구하는 양양지역
3. 경동대 일부 학과 수도권 이전
상생협약 체결한 고성지역
4. 제천 세명대 수도권 제2캠퍼스
설립 추진 지역사회 우려
5. 폐쇄 절차 돌입한 한중대 살리기
동해지역 사례
6. 설악권 대학 공동화 해결 방안-
지역거점 국공립대학 설립 등
경동대의 고성(설악)글로벌캠퍼스를 지켜보는 고성 지역사회가 뒤숭숭한 분위기이다.
설마 했던 경동대 고성캠퍼스의 학과 이전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경동대는 지난달 고성캠퍼스 18개 학과 중 11개 학과(입학정원 410명)를 내년부터 경기도 양주의 메트로펄캠퍼스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성캠퍼스에는 7개 학과만 남게 된다. 당장 내년도 신입생 모집정원이 570명에서 160명으로 대폭 줄어들면서 대학가 주변 상권 공동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톨릭관동대 양양캠퍼스와 경동대 설악제2캠퍼스(속초)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톨릭관동대 양양캠퍼스는 지난 2007년 모든 학과가 강릉 본교로 이전하면서 폐교됐다. 구 동우대학도 지난 2012년 경동대와의 통합 이후 모든 학과가 이전하면서 지금은 일부 학과의 실습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에 고성캠퍼스 학과 이전을 지켜보는 지역사회는 지난 3월 대학측과 맺은 ‘지역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이강훈 고성군번영회장의 “그(모든 학과 이전) 시기가 천천히 오기를 바란다”는 말에서 경동대를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절박한 심정을 읽을 수 있다.
■대학가 주변 분위기 ‘뒤숭숭’
경동대 고성캠퍼스의 내년도 신입생 입학정원이 올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면 학생들을 바라보며 생계를 유지해온 토성면 봉포리 대학가 주변 상권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찾은 봉포리 대학가 주변은 무거운 지역 분위기를 반영하듯 조용했다. 간혹 강의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학생들의 모습이 하나 둘 눈에 띄었을 뿐, 개강 초기의 활기찬 대학가 모습은 아닌 듯 했다.
한 음식점 주인은 “내년에 많은 학과가 양주캠퍼스로 이전한다고 하니, 계속 식당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설마했던 일이 당장 눈앞에 닥치니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이강훈 고성군번영회장은 “내년 11개 학과의 이전을 앞두고 봉포리 대학가 주변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원룸 100여동(민박 포함), 식당 40~50개소가 당장 생계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번영회장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에게 ‘학생들만 바라보고 영업하지 말라’고 권유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심지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업종을 전환하거나 (점포의)계약 만료일이 다가 와도 연장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학과 이전에 불안해하는 지역사정을 설명했다.
고성군 관계자도 “대학가 일부 원룸업자들이 내년에 11개 학과가 이전하면 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게스트하우스로 전환하고 있다”며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투자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부 상인들은 내년에 학과가 이전하는 양주캠퍼스로 아예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경우도 있다”며 “대학가 주변 주민들이 학과 이전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학과 상생발전협약 체결
봉포리 대학가 주변은 지난 3월 내년 학과 이전에 대한 대책으로 대학 측과 맺은 상생발전협약에 큰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국내 대학 학령인구 감소 속에 무조건 학과 이전을 반대만 할 수 없어, 상생발전협약을 통해 대학가 주변 상권 붕괴라는 최악의 상황만은 막겠다는 것이다.
경동대와 고성군, 고성군번영회는 지난 3월 27일 지역경기 침체 및 주민피해 최소화,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경동대는 지난 1996년 고성군으로부터 매입한 15필지 41만4,888㎡의 군유지를 당초 목적대로 개발하지 않으면, 군이 지역발전 및 공익목적으로 이용하고자할 경우 군에 우선 매각하기로 했다.
내년에 학과를 이전해도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고성캠퍼스에서 졸업을 원칙으로 하고, 기숙사는 2인 1실(유학생 4인 1실)로 운영하기로 했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고성캠퍼스에 2019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2,000명을 유치하고, 더 이상의 학과 이전 및 정원조정은 하지 않기로 했다.
지역사회는 경동대가 이 같은 협약 내용을 지켜야 그나마 타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강훈 번영회장은 “경동대가 협약한 대로 외국인 유학생 2,000명을 유치하고, 기숙사 운영을 조정할 경우 1,000명~1,500명의 학생이 지역에 머물게 돼 학과가 이전해도 대학가 주변 상권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 것”이라며 “외국인 유학생 2,000명 유치 등의 이행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가톨릭관동대 양양캠퍼스와 경동대 속초캠퍼스와 같이 결국에는 고성캠퍼스도 모든 학과가 이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이강훈 번영회장은 “지역에서는 언젠가는 모든 학과가 떠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만약 그것이 현실이라면 지금으로선 그 시기가 천천히 오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해 씁쓸함을 자아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총력”
경동대는 지역사회의 우려에 대해 “양주캠퍼스로의 학과 이전은 대학 측과 지역사회 간의 상생발전협약으로 가능했다”며 “따라서 상생발전협약은 지역주민과의 약속일뿐만 아니라 교육부와도 반드시 지켜야할 사항이어서, 반드시 지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이어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12개국을 다니며 노력한 결과, 25일에 68명이 입학하는 등 올해 약속한 500명 유치 목표를 지킬 수 있을 것 같다”며 “오는 2019년까지 2,000명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경동대 고성(설악)글로벌캠퍼스의 내년 일부 학과 이전 소식에 토성면 봉포리마을 상권이 불안해 하고 있다. 사진은 봉포리마을 모습.
경동대 고성(설악)글로벌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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