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바로 코앞인데 오징어가 안 잡혀 40여일 넘게 장사를 못해 어떻게 추석을 나야 할지 막막하네요. 어제 어선 1척이 40여일만에 조업을 나갔다고 하니 이제라도 많이 잡혔으면 좋겠어요.”
지난 13일 오후 동명항 난전상가에서 집기류를 정리하던 한 상인은 오랫동안 장사를 접은 탓인지 일손이 쉽게 잡히지 않는 듯 긴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서 장사를 오래했는데 올해처럼 오징어가 안 잡혀 40여일 넘게 장사를 못한 것은 처음이에요. 예전에는 길어봤자 10~15일 정도 쉬었는데….”
이날 동명항 난전 상인들은 채낚기어선 1척이 속초연안으로 오징어 조업을 나갔다는 소식을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영업 준비를 위해 나왔다.
채낚기어선이 출어한 것은 8월 이후 처음이다.
오랜만에 난전상가를 찾은 상인들은 수족관에 해수를 채우고 40여일 동안 먼지에 덮여 있던 각종 집기류 등을 꺼내 닦는 등 영업 준비로 분주했다. 일부 난전상가는 오징어를 저장할 간이 냉동시설에 얼음을 채웠다.
속초수협에 따르면 지난 14일 40여일만에 동명항에서 첫 오징어 위판이 이뤄졌다. 전날 속초연안에서 조업을 마치고 동명항에 들어온 어선 1척이 84급(급당 20마리)의 오징어를 잡아 급당 5만4,000원~6만원에 위판했다.
수협은 속초연안에서 오징어가 잡히면서 15일에도 6척의 어선이 240급을 잡아 급당 5만4,000원~5만 8,000원에 위판했다.
속초수협 관계자는 “그동안 오징어가 안 잡혀 어민들이 마음 고생이 많았는데 앞으로 많은 오징어가 잡혀 어민들이 풍성한 한가위를 맞이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13일 오징어조업 소식에 동명항 난전상인들이 집기류를 닦으며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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