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1. 경동대 속초캠퍼스 학과 이전 후 상권 붕괴된 학사촌
2. 가톨릭관동대 양양캠퍼스 기능 전환 촉구하는 양양지역
3. 경동대 일부 학과 수도권 이전 상생협약 체결한 고성지역
4. 제천 세명대 수도권 제2캠퍼스 설립 추진 지역사회 우려
5. 폐쇄 절차 돌입한 한중대 살리기 동해지역 사례
6. 설악권 대학 공동화 해결 방안-지역거점 국공립대학 설립 등
양양지역은 가톨릭관동대 양양캠퍼스가 폐교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폐교 후유증’을 앓고 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지금은 5년, 가까이는 1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한다. 그만큼 세월의 변화 속도가 빠르다는 뜻이다.
관동대 양양캠퍼스는 폐교한지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학교 측과 지역사회의 갈등은 여전하다. 단지 대학의 소유주가 명지학원에서 인천가톨릭학원으로 바뀌었을 뿐, 양양캠퍼스의 기능전환 요구 목소리는 폐교 이후 10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다. 가톨릭관동대는 지난 2014년 9월 1일 명지학원에서 인천가톨릭학원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양양캠퍼스의 폐교 이후 상당 기간 지역경제 침체라는 혹독한 사련을 겪었던 양양 지역사회로서는 그만큼 기능전환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양양캠퍼스 폐교 후 원룸 등 직격탄
가톨릭관동대 양양캠퍼스는 한 때 양양지역의 희망이자 미래였다. 지역사회의 자부심이면서도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됐다. 그랬던 만큼 양양캠퍼스의 폐교에 따른 지역사회의 충격은 컸다.
양양군 양양읍 임천리에 위치한 가톨릭관동대 양양캠퍼스는 1995년 3월 명지학원이 공과대학을 개교하면서 한때 2,400여명의 재학생이 다녔다. 학교측은 재학생이 한때 4,000여명이었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
양양읍의 인구가 현재 1만1,700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당시 가톨릭관동대 양양캠퍼스가 지역사회에 미쳤을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2007년 대학 측이 공과대학을 본교인 강릉으로 이전하면서 거마리와 임천리 등 학교 주변 64개동 710실의 원룸과 22개의 관련 업종은 대부분 폐업하는 등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양캠퍼스는 2008년 9월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이 본교로 이전하면서 폐교됐다.
정준화 양양군번영회장은 “양양캠퍼스가 한창 활성화될 때는 양양 읍내가 학생들로 북적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오후 8시면 인적이 끊겨 을씨년스러울 정도”라고 했다.
정 회장은 “대학이 들어오면서 원룸업에 뛰어든 원룸업자 2명이 양양캠퍼스 폐교 이후 부채문제로 자살을 하고 상당수의 주민들이 폐업하는 등 양양캠퍼스 폐교가 한 동안 지역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줬다”고 했다.
가톨릭관동대 양양캠퍼스와 인접해 있는 김호영 거마리마을 이장은 “양양캠퍼스 폐교 이전에는 320여명의 학생들이 마을 원룸에 입주해 주민소득에 많은 도움이 됐었다”며 “하지만 폐교 이후 기존 건물을 증축해 원룸업을 한 주민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원룸업자들이 상당 기간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속초 동우대 주변과 비슷하게 최근 양양지역에 불고 있는 개발붐으로 주민들의 어려움이 다소 해소되기도 했다.
양양군 관계자는 “양양캠퍼스 폐교 이후 비어있던 원룸이 최근 동해고속도로와 서울~양양간 동서고속도로 건설인력들의 숙소로 이용되면서 그나마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양양캠퍼스 기능전환 요구 거세
양양캠퍼스의 기능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거세지고 있다. 양양캠퍼스 조기 매각을 통해 폐교 이후 침체된 지역경제를 다시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여기에는 양양캠퍼스 기능전환과 관련해 학교 측과 지역사회의 오래된 불신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양양캠퍼스 기능전환은 폐교 이전인 명지학원 시절부터 수차례 논의됐으나 학교 측의 약속 불이행 등으로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관동대를 인수한 인천가톨릭학원마저 양양캠퍼스 활용방안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조속한 기능전환을 요구하는 지역사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더욱이 학교 측이 최근 조기 기능전환을 촉구하는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학교 부지를 태양광사업자에게 임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지역사회가 인천교구에서 대규모 원정집회를 계획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지역사회는 학교측이 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플라이양양에 캠퍼스를 매각하려던 계획을 접고 태양광 임대사업으로 활용방침을 바꿨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인천교구에서의 대규모 원정 집회는 태양광 임대전환 계획을 철회하겠다는 학교측의 입장표명으로 철회됐다.
플라이양양은 양양캠퍼스를 매입해 직원 숙소와 교육시설, 호텔 및 아울렛 등의 항공타운을 건립할 계획이다.
지역사회는 학교측이 태양광 임대사업을 접고 매각을 통한 기능전환을 잘 이행하는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정준화 번영회장은 “우선 학교 측이 지역사회와 합의한 대로 이행하는지 지켜보겠다”며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경 입장을 밝혔다.
한편 양양캠퍼스 매입에 많은 관심을 보이던 플라이양양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국제 항공 운송사업 면허 신청의 심사기간이 연장되면서 양양캠퍼스의 기능전환이 또 다시 늦춰지는 것이 아니냐며 지역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항공학과와 연계…치매요양병원 검토”
가톨릭관동대는 “우선 양양캠퍼스의 기능전환 문제와 관련해 구 재단인 명지학원이 입막음식 대책을 내놓은 것이 지금의 갈등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앞으로 지역사회와 신뢰관계를 회복하고 서로 상생의 방안을 찾아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이어 “양양공항과 연계한 학과 신설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지난해 항공운항과와 항공경영학과, 항공운항학과를 개설한데 이어 내년에 무인항공학과와 항공정비학과를 신설해 항공단과대학의 면모를 갖춰 나갈 계획이다. 따라서 플라이양양의 향후 계획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또 “우리 대학이 2017년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대상학교로 선정된 만큼, 치매전문재활학과의 신설을 통해 양양캠퍼스를 치매요양전문병원으로 조성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지난 2008년 사회복지과 학생들의 본교 이전으로 10년째 폐교상태에 놓여 있는 카톨릭관동대 양양캠퍼스 정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