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연주로 조선시대 양양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죠.”
김광영(63) 양양문화원 부설 향토사연구원이 대금강좌를 이끌며 조선시대 천재 악공 허억봉 선양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 2~8시 양양문화원과 국악수련원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이수자인 최명호 선생의 지도 아래 수강생 25명이 전하는 은은한 대금선율이 바람을 타고 귓전에 맴돈다.
김 연구원이 허억봉 선생을 접한 것은 지난 2012년. 전통의 술, 침뜸 살리기 활동을 하고 있는 손중양 씨와 퓨전음악가 신기용 씨가 양양출신의 허억봉 선생에 대한 자료를 찾으러 양양문화원을 방문한 게 계기가 됐다. 당시 양양문화원 사무국장이었던 김 연구원은 이들을 통해 관노비 출신이면서 뛰어난 대금연주가로 조선시대 최초의 대금악보를 만들고 궁중악단인 장악원의 최고 자리까지 오른 허억봉 선생의 업적을 알게 됐다.
이후 전국을 이 잡듯 샅샅이 뒤져 허억봉 선생의 자료를 채증한 후 지난해 12월 퇴임과 동시에 선양사업에 뛰어들었다.
올해 4월 최명호 선생을 초빙해 첫 대금강좌를 개설했고, 수강생들도 차츰 늘어나기 시작해 현재 25명이 대금을 배우고 있다.
“조선시대 최고의 대금연주가 허억봉 선생을 알리기 위해서는 먼저 양양에서 대금이 대중화돼야 한다고 생각해 대금강좌를 개설하게 됐습니다.”
양양읍 거마리가 고향인 그는 하사관과 경찰공무원, 건설업 등 다양한 직업을 거친 후 1999년 25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이장을 맡아 마을 발전에 많은 역할을 해오다, 지난 2008년 양양문화원 사무국장에 발탁돼 왕성한 활동을 펼쳐 왔다.
“지난 10년간 양양문화원에서 근무하며 양양의 향토문화 전승·발굴에 열과 성을 다한 것이 가장 뿌듯합니다. 대금산조를 통해 허억봉 선생과의 교감을 이어가는 것도 과거를 통해 현재를 알고 미래를 설계하는 촉매제가 되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김광영 연구원이 허억봉 선생을 떠올리며 구수한 대금산조를 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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