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지역엔 한국전쟁 때 사면지에 형성된 노후 주거지들이 많다. 그동안 속초시가 재해예방형 소단위 주거정비사업을 실시하기도 했지만, 아직도 옛 철도부지를 비롯해 마사토 산 위에 판잣집을 짓고 사는 이들이 있다. 이런 속초지역만의 특성을 반영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시급하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의해 시행되는 도시활력증진사업과 새뜰마을사업이 현재 두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공약 사업인 ‘도시재생 뉴딜정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도시재생 뉴딜정책의 5개 사업유형은 △우리 동네 살리기(소규모 저층 주거 밀집지역) △주거정비 지원형(저층 주거 밀집지역) △일반 근린형(골목상권과 주거지 혼재) △중심시가지형(상업, 창업, 역사 관광, 문화예술 등) △경제 기반형(역세권, 산단, 항만 등)이다.
골목상권과 주거지가 혼재돼 있는 속초 새마을을 ‘도시재생 뉴딜정책’에 기반해 체류형 관광마을로 재생해 보는 방안을 모색해 보자.
68해일로 만든 새마을, 최상 입지
대자연의 위력은 실로 대단했다. 68해일은 영북지역에 역대 가장 큰 생채기를 남겼다.
수많은 인명피해는 물론 어민들의 정성과 꿈이 담긴 어선들이 파손되는 등 재산피해도 어마어마했다. 재해주택 건설과 대규모 어선 건조 등이 이어졌다.
지난 1968년 10월 24일 청호동 지역을 강타한 해일로 인해 하루아침에 생활터전을 잃은 주민들이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그해 12월 18일 조양동 재해주택(새마을)에 입주해 살아온 지 50년째. 국가에서 지어준 집이라 무상인 줄 알았는데 불하를 받으라는 소리에 또 한 번 절망했다고 이주민 2세들은 하소연했다.
한때 재개발 바람이 불어 600여세대 1,300여명의 주민들 사이에 찬반으로 나뉜 적도 있었지만, 이젠 어느 정도 현실을 인식하면서 조심스레 마을의 변화를 꿈꾸고 있다.
비록 리어카 하나 들어갈 수 없는 골목길이 많지만 새마을의 입지는 최상이다. 고속터미널과 속초해변이 코앞에 위치해 있고 속초해변과 외옹치, 대포항을 이어주는 마을이다.
하수종말처리장과 분뇨위생처리장이 가까이 있지만, 속초 최고의 위치에 걸맞게 재개발이 아닌 도심재생사업으로 경쟁력을 갖춘 관광마을로 새롭게 웅비할 준비를 하고 있다.
골목마다 문화가 살아 숨 쉬게
일부 새마을 주민들이 68해일로 인해 만들어진 마을 이름을 ‘새마을’에서 ‘수해전통마을’로 바꾸고 속초해변과 연계해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로 조성하는 계획을 시에 제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시재생 뉴딜정책’ 사업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로 선정한다.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마을재생사업은 공모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 주민인 이정숙씨는 “골목을 중심으로 마을사람들이 5일장을 개설해 먹거리 장터를 조성하고 관광객들이 골목투어뿐 아니라 맛 투어도 즐기게끔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펜션에 그치지 말고 설악동 숙박단지처럼 게스트하우스도 도입해 안내데스크를 두고 마을을 소개하는 방법도 강구해보자고 한다. 앞서 새마을 일부 골목에 벽화사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명성 있는 냉면집 등 맛집에 더해 마을 안길 대로를 중심으로 작지만 맛있는 점포를 구성하고, 옛 조양감리교회 건물은 문화예술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상설공연은 물론 관광객들의 쉼터로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해볼만 하다.
속초해변과 국도변에 스크린-터치식 홍보판을 세워 각 골목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식당을 번호로 찾을 수 있게 하면 간판 난립을 사전에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마을의 공동커뮤니티인 경로당과 마을회관도 새롭게 단장해 생활공간인 골목골목을 중심으로 문화가 살아 숨 쉬게 하고, 속초해변 주변 등에 대형 주차장을 조성해 마을사람과 관광객이 주차를 하고 마을투어가 가능하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좁은 골목에 영업을 위한 화물차량이 들어올 수 있는 시간대를 정하고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는 차 없는 골목으로 운영한다.
속초시가 민간에 임대하던 속초해변 정문 건물을 폐쇄한 후 속초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이 먹거리를 찾아 이동하는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속초해변 정문 일대, 남문 일대에 조성되고 있는 식당에 더해 특색 있는 마을재생으로 재탄생한 ‘수해전통마을’이 어우러질 경우 인근 상가와 마을 활성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수영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2013년 8월 항공촬영한 새마을 일대.
속초 새마을 골목길.
1968년 10월 해일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래 그해 12월에 조성된 새마을 재해 주택단지.
옛 조양감리교회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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