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강소국이라 불렸다. 작으면서 강하기란 쉽지 않은데 강함은 어디서 나온 걸까. 우리 민족은 동방예의지국이기도 했다. 사람은 누구나 개인적인 욕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질서가 없으면 사회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황이 나타난다. 동물의 세계와 다름없다. 정은 서로를 돕는 예의이자 질서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생산적인 국가를 이룰 수 있던 것이다.
따뜻한 정 문화로 대한민국은 2005년에 국내총생산 세계 10위권에 진입했다. 전 세계가 놀랐다. 21세기 초 한국은 웃음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성공의 이면엔 악마가 있었다. 지나치게 달콤한 성공은 많은 중독자를 낳았다. 중독은 시야를 작게 만들었다. 눈앞의 사탕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 사탕을 얻는다면 정의 훼손은 상관하지 않았다.
그들은 정상의 사회구성원 사탕까지 뺐어가기 시작했다. 사회체제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위협을 느껴 질서를 이탈하는 정상인들이 생겨났고,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중이다. 한국은 이때부터 10년 넘게 불황에 있다. 정은 기본이었다. 아직 공동체 사회를 유지하려는 힘이 과반을 넘기기에 다행이지 눈덩이가 조금만 더 구른다면 동물의 세계가 될 것이다.
또한 정은 기회이다. 세상은 자본주의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폭발하는 첨단 기술로 인해 자원의 적정가격 파악은 계속 어려워진다. 현재 가장 큰 부를 차지하는 부동산의 가격에 대한 논쟁도 작지 않다. 그런데 넘쳐흐를 보이지도 않는 무형자산으로 시장은 불완전하게 될 것이다.
자본주의는 자원 분배 방법에 설득력이 있어 생산성을 극대화해주기에 선택받은 것이다. 그런데 시장의 불완전함은 계속 커져, 가격 왜곡으로 인한 피해가 자원 교환으로 인한 이익을 넘어설 것이다. 공평한 자원 분배 기능을 해낼 수 없는 자본주의는 붕괴된다. 이때 질서의 기반인 정이 없는 국가는 운영시스템의 부재에 큰 고난을 겪을 것이다.
미래는 정의 정도로 국가의 경쟁력이 결정될 것이다. 미국에선 PBL이라는 협동 중심의 교육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다른 선도국가들의 교육도 소통력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경쟁 중심의 문화로 가고 있다. 숲을 보았으면 좋겠다. 화합력은 한국의 옛부터 계승된 전통이다. 아직 생활 곳곳에 남아있다. 다시 정을 소중히 여긴다면, 금방 강한 국가로 돌아갈 수 있다.
최성환
속초고 61회 졸업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