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지사가 지난 14일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건설과 관련해 당초 기본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역사 지하화를 요구해온 속초지역사회에서는 ‘현실적으로 수용’하면서도 ‘역사 지화하 등 주민요구안 협의는 지속돼야 한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속초시가 동서고속철 건설과 관련한 지역 의견이 국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보다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문했다.
최 지사는 이날 담화문을 통해 “노선변경을 포함해 사업을 번경하면 예산 증액과 지역 내 갈등으로 차질이 우려된다”며 “현재 안을 고수하는 것이 도민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최 지사는 이어 “기본계획 전체를 변경하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철도건설 자체가 늦어져 지역 내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며 “사업의 빠른 성공을 위해 도와 정부가 함께 만든 건설안을 받아들여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원도의 이 같은 방침은 실시설계에 앞서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속초시를 비롯한 철도 노선 통과 5개 시·군에서 진행된 주민설명회에서 역사 지하화와 역사 이전 등의 건의가 잇따르자, 원만한 사업 추진을 위해 국토부 기본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진행된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주민설명회에서 춘천과 속초는 도심단절 등을 이유로 지하역사 건설을 요구했으며, 양구군은 역사 이전, 인제군은 백담역 지하화 등을 건의했다.
지난 14일까지 진행된 전략환경영향평가 공람공고 기간에 노학동의 한 주민은 “속초역사를 지하화 해주고, 만약 안 될 경우 시 외곽으로 이전해 달라”는 의견을 접수했다.
도의 방침대로 철도가 건설될 경우 속초역은 당초 계획대로 동해북부선과의 연결을 고려해 노학동 경동대학교 설악제2캠퍼스 동측 농경지에 조성된다.
이에 대해 윤광훈 속초시번영회장은 “노선 통과 시·군의 입장을 받아들일 경우 자칫 사업이 표류하거나 지연될 수 있어 이 같은 담화를 발표한 도지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속초시민 대부분이 역사 지하화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충분한 검토 없이 공람기간이 끝나는 날 입장을 밝힌 것은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강영희 속초시의회 동서고속철도 비상대책추진위원장은 “노선 통과 시·군의 의견이 제각각인 상황에서 자칫 속초역사의 지하화를 고집할 경우 예산 증가에 따른 사업추진이 어려울 수도 있어 우선 삽을 먼저 뜨고 차차 주민의견을 수렴해 강원도와 정부측과 속초역사의 지하화를 협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속초시는 이에 대해 “지난달 31일 열린 주민설명회와 공람공고 기간에 접수된 주민의견 등을 국토교통부에 보내 관련 회신이 오면, 동서고속철 민관학연추진위의 자문을 거쳐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정부측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동서고속철도 춘천~속초 구간은 92.34㎞로, 2조1,064억원을 들여 2025년 개통 예정이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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