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속초에 살면서 지인들이 속초에 놀러 올 때마다 아바이마을을 비롯해 갯배를 소개해주는데 한결같은 말들이 냄새가 너무 나서 하수구 위에서 배 타는 것 같다고 합니다. 겨울에는 그나마 덜했는데 날이 더워지면서 각종 음식점에서 쏟아져 나오는 오폐수 때문인지 갯배 타는 수로에서 악취가 너무 심해진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에도 갯배 선착장에 다녀왔는데 길게 늘어선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물 더러운 것 봐라” “냄새 장난 아니다”는 불평을 몇 번 들었습니다.(5월 2일)
#2. 저희 가족은 속초의 자연환경을 좋아해서 비록 먼 길이지만 종종 속초 관광을 다녀옵니다. 그런데, 매번 대포항을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 너무 지저분하고 관광지답지 않습니다. 우선 대포항 산책로 걸으면서 바닷물을 보세요. 더러운 거품이 두둥실 떠다닙니다. 그리고 횟집이나 튀김집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 생활하수가 그대로 바다로 들어가는 게 보입니다.(5월 16일)
#3. 대포농공단지의 악취로 인해 집안이 썩은 냄새로 가득차고 잠을 못 잘 정도였습니다. 속초로 이사 온지 1년째. 늦봄에서 늦가을까지 꾸준히 악취가 나더군요. 특히 장마철을 기점으로 악취가 심해지고 있으며 주로 저녁에 악취가 나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 일부러 그 시간에 악취를 내보는 듯합니다.(7월13일)
올해 들어 민원인이 속초시청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지난 1992년 착공해 2001년 7월 6일 완공된 속초시하수종말처리장은 23㎞의 차집관로를 통해 들어오는 4만6,000톤의 생활하수를 처리해온지 17년째지만 청호동 신포마을 일대는 여전히 차집관로가 없고 속초시의 핵심 관광지라고 할 수 있는 영랑호 일부 지역과 동명항 여객터미널 뒤, 석봉도자기 옆 청초정 정자 등에서 악취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랑호를 산책하는 시민들의 제보를 받고 장사동에서 영랑교를 지나가다보니 하수구에서 나는 악취가 코를 찔렀다. 특히 맑은 날 악취가 더욱 심하다고 한다. 영랑호변 옛 국궁장 앞 하수구에서도 원인모를 악취가 풍겼다. 엑스포장 청초정 밑 하수구에서도 심한 악취가 났고 동명항 여객터미널 뒤 3개 하수구에서도 악취가 진동했다.
■악취 발생 원인=관내에 설치된 하수도는 합류식 관거로 옛 7번국도를 중심으로 우수토실을 통해 차집관거로 유입,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이송 처리되는 시스템이다. 여기서 우수토실이란 합류식 하수도에서 우천 시에 일정량의 하수를 차집해 하수처리장에 수송하고 나머지 하수를 하천 등의 수역으로 방류하기 위한 웨어(ware) 등의 시설을 말한다.
이 일대엔 아직도 오수(汚水)와 우수(雨水)가 분리되지 않은 기존 합류식 하수관거가 있기 때문이다. 생활폐수와 빗물이 뒤섞이다보니 주기적으로 악취를 내뿜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영랑호 주변을 따라 차집관로가 설치돼 있지만, 아직 차집관로가 설치되지 않은 곳도 있어 비와 함께 호수 주변의 오염물질도 그대로 호수로 유입된다.
속초시도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대포항 일대 주택과 상가지역, 자활촌 일대, 공설운동장을 중심으로 한 영랑호 주변지역의 기존 합류식 하수관거를 우수관으로 활용하고 오수관로 신설과 주변 가구들의 배수설비를 정비해 하수를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유입시켜 연계 처리하는 공사를 시행했다. 하지만 여전히 우수·오수가 분리되지 않은 합류식 하수관거 지역이 현존해 하수 차집률이 떨어져 근본적인 악취 개선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속초시 악취 개선 대책=속초시에 따르면 지난해 속초초등학교 우측 지역 일대에 대한 우수·오수관 분리공사가 마무리되었고 속초초교 좌측 지역 일대에 대한 우수·오수관 분리공사도 진행된다고 한다.
또한 속초시 하수도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오는 2035년까지 신포마을을 포함한 속초시 전 지역의 하수를 차집한다는 계획이다. 대포농공단지의 경우 악취기술 진단용역을 추진해 악취가 저감될 수 있도록 시설을 보완할 예정이라고 한다.
문제는 오는 2035년까지 최소한 18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바다와 산, 호수 등 도시 자체가‘자연’인 속초 이미지가‘악취’로 반감되고 있어 걱정이다.
이수영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동명항 여객터미널 앞 하수구.
영랑교 밑 하수구.
영랑호 옛 국궁장 앞 하수구.
엑스포장 청초정 정자 밑 하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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