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런갯마당이 사회적기업이 된지 6년이 되었다. 올해 9월부터 인건비 지원이 끊긴다. 단원 5명으로 시작해 상임 11명, 전속 2명의 단원으로 몸집이 커져버린 단체에서 인건비 지원이 끊긴다는 것은 버거운 일이다. 갯마당의 초창기 멤버, 시청 공무원을 그만두고 갯마당에 들어가 사회적기업을 만들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고민하고 있는 최종현 대표를 만났다. 사회적기업이자 전문예술단체로 살아남아야 하는 갯마당의 미래와 지역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사회적 기업인 유한회사 런갯마당으로 새롭게 출발한지 6년이 되었다. 지난 6년의 소감은.
△최종현(이하 최) : 2011년 퇴직할 당시만 해도 갯마당에 다시 들어가리라 생각한 적이 없었다. 속초문화원에서 문화기획 사업을 함께 한 후 우연히 속초 사회적기업 토탈케어를 6개월 했는데, 그때 사회적기업의 가능성을 보았다. 마침, 갯마당도 초창기 멤버가 속초시립풍물단으로 들어간 후 제자들이 자리 잡는데 어려움을 겪은 터라 대표를 맡았다.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통해 전문예술단체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사회적기업으로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는데, 현재까지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기획인력 보강해 각종 공모사업 도전
- 예술을 하는 기업 특히 속초처럼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서 생존과 예술의 추구를 병행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어떻게 극복했는지.
△최 : 수익구조의 다변화를 꾀했다. 그 전에는 지자체 보조금, 공연수익, 강사교육에 의존했다면 기획인력을 보강해서 각종 공모사업에 도전했다. 강원문화재단뿐만 아니라 강원도 교육청, 문화예술위원회 등에서 작품제작비를 받았다. 창작 레파토리도 많이 개발했는데 지역성을 가미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북청사자를 활용한 ‘축제’, 위안부 문제를 다룬 ‘못다핀 꽃’, 울산바위나 영랑호 등을 국악과 접목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 갯마당 고유의 사업뿐만 아니라 지역의 공연단체와 네트워크도 활발히 하려고 한다. 이유는.
△최 : 2013년 ‘속초의 꿈’이라는 창작품을 설악문화제에 올렸는데, 갯마당을 비롯해 신천무용단, 소울시어터 등 공연예술단체가 함께 작업하는 작품을 만들었다. 3년 정도 같이 했는데 개성이나 작업방식이 달라서 많이 힘들었다. 지난해부터는 공연예술인끼리 비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네트워크가 중요한 이유는 공동의 협력체계를 통해 예술계 자체의 파이도 키우고 협력체계를 만들고 싶어서이다. 아직 뚜렷한 구심점을 차지 못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젊은 예술인들과의 만남은 시도하고 있다.
“문화 통한 도시발전 의지 확고했으면”
- 인건비 지원이 끊기면 생존자체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어떻게 극복하려고 하는지.
△최 : 지난해 110회 정도의 공연을 했다. 그런데도 힘든 이유는 공연료 자체가 너무 박하기 때문이다. 열정페이 강요도 많이 한다. 가장 중요한건 유료공연의 상설공연이다. 하지만 변변찮은 극장 하나 없는 게 현실이다. 생산과 소비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속초는 그게 힘들다. 관광도시 속초에서 전문예술단체가 생존하고 발전한다는 것은 결국 지역의 문화적 힘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일텐데 걱정이 많다.
- 결국 속초의 문화환경이 변해야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지역에 부탁하고 싶은 말은.
△최 : 사회적 기업 런갯마당을 말할 때 부끄러움이 앞선다. 과연 문화의 공공성을 얼마나 지키고 실천했는지 되묻게 되기 때문이다. 지역특성화 예술교육 같은 사업도 하다가 포기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보니 쉽고 익숙한 길만 가게 된다. 교통인프라가 좋고, 관광객이 많이 몰려온다지만 우리 삶의 문화적 조건이 달라지는 건 없다. 주민 중심으로 문화환경이 변한다면, 런갯마당은 자연스레 발전하게 된다. 문화정책의 전문성이 조금 더 강화되고, 문화를 통한 도시발전 의지가 확고했으면 좋겠다. 결국, 자본이 아니라 공공성이라는 가치를 얼마나 존중하는지에 대한 태도의 변화가 중요한 것 같다. 런갯마당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응원해주면 고맙겠다. 김인섭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최종현 대표는 문화의 공공성에 대한 가치가 확산되어야 예술이 살아남는다고 강조한다.
최근 공모에 당선된 ‘2017년 전통예술 지역브랜드 상설공연’ 관계자 회의. 기획역량의 강화는 사회적 기업의 성과중 하나이다.
런 갯마당의 ‘아트플랫폼 갯배’ 상설공연 모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