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후, 오징어 맨손잡기가 열린 속초 장사항에는 비가 오락가락 하는 궂은 날씨에도 많은 참가자가 몰렸다. 어린 자녀와 여름 추억을 만들려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주류를 이뤘다.
오징어 맨손잡기에 앞서 사전 행사로 진행된 어른들의 물 속 줄다리기도 관심을 끌었다. 30명이 15명씩 양 팀으로 나눠 진행된 물 속 줄다리기에서 승자가 가려질 때마다 박수와 환호성이 터졌다.
이어 어린이들의 오징어 맨손잡기를 알리는 징소리가 울리자 축제장은 진풍경이 펼쳐졌다. 일제히 바닷물에 뛰어든 어린이들은 한 마리의 오징어라도 더 잡기 위해 물살을 헤치며 오징어 잡기에 열중했다. 부모들은 백사장에서 자녀의 이름을 부르며 응원했다. 몸집이 작은 한 어린이가 오징어를 잡지 못하자 안쓰러웠는지, 한 진행요원이 직접 오징어를 잡아 비닐봉지에 담아주기도 했다.
이어 진행된 어른들의 오징어 맨손잡기는 어린이들까지 바닷물에 뛰어들어 장사항 바다 축제장은 ‘물 반 사람 반’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참가자들이 60㎝ 크기의 방어를 건져 올릴 때는 백사장에서 지켜보던 피서객들도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인천에서 참가했다는 김모(46) 씨는 “비가 오락가락해 망설였는데 막상 참가해 보니 아이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장사항 오징어 맨손잡기축제는 지난 22일부터 31일까지 10일간 오징어 맨손잡기 외에 바다 속 줄다리기, 스피드보트체험, 오징어순대 만들기, 오징어 할복 체험, 도자기 무료 체험 등의 다양한 체험행사도 진행된다.
올해로 19회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엄명길 장사동청년회장은 “올해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가 계속돼 참가자가 예년보다 적어 아쉽다”며 “하지만 오징어 맨손잡기축제가 전국 대표 여름축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어, 회원들과 축제 마지막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지난 26일 장사항 오징어 맨손 잡기에 참가한 한 어린이가 오징어를 잡아 즐거워하고 있다. / 전호남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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