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연극의 대표 레파토리로 자리잡은 극단 파람불의 <전명출 평전>(백하룡 작·변유정 연출)이 서울 대학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속초연극협회와 극단 파람불, 대학로 예술극장이 공동으로 기획하여 8월 3일부터 13일까지 공연할 예정이다. 특히, 3일과 4일은 무료로 공연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홍보하고 문화올림픽을 응원하기 위하여 강원도와 속초시가 후원하기 때문이다. 이날은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가 대학로를 찾은 시민들에게 평창동계올림픽을 알리고, 홍보전단지를 가져온 관객들에게 선착순으로 공연을 관람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속초연극협회 남상진 회장은 “전명출 평전은 속초연극의 대표작인데 발표기회가 적었다. 다행히 김시성 도의원의 도움으로 2018동계올림픽을 홍보하고 속초예술의 우수함을 알릴 수 있기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전명출 평전>은 지난 2015년 전국연극제 대상(대통령상)과 연출상, 연기상 등 3관왕을 수상하면서 속초연극을 전국적으로 알린 작품이다. 2016년에는 춘천국제연극제 개막작으로 초청되었고, 최근에는 원주에서 공연을 올렸다. 소시민 전명출을 통해 군사화된 사회에서 압축성장을 해온 대한민국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박정희 군사정권이 끝나는 1979년 10월 26일부터 4대강 사업이 벌어지는 날까지 이어지는 한국 현대사 속에서 전명출이 어떻게 성공하고 망가지며 자기 자신을 배반하는지 희비극 형태로 묘사한다. 개인의 인생사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시대의 배경과 전형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에 현재성을 획득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다. 작품 속에 담긴 비판의식 역시 여전히 우리사회의 그늘을 표현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무대장치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 2015년의 멤버가 의기투합했다. 변유정 연출은 역동적인 무대언어로 진심이 공명하는 무대를 만들었다. 전명출이 마련한 풍자와 해학의 길은 그의 부인 순임씨의 간절한 메시지로 끝나게 되는데, 그 메시지가 감동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주요 배우들도 그대로이다. 주인공 전명출 역의 김강석은 소시민 연기에 탁월한 배우이다. 그는 “1년만에 다시 서는 무대인만큼 새로운 변화보다 상대방의 대사에 좀 더 예민하게 반응하며 생동감 있는 연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배우도 만날 수 있다. 길식 역을 맡은 양홍주가 강원도립극단에 투입되어 최문복이 무대에 오른다. 최문복은 지난 2010년 속초 극단 굴렁쇠의 <선착장에서>를 함께하여 속초와의 인연이 있는 배우이다.
도시의 문화정체성과 자부심은 다양한 측면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도시를 대표하는 전문예술단체의 존재여부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단체의 활동성이 도시의 문화생태계를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이기 때문이다. 1년에 한번 제작을 지원해주는 공연예술의 경우 지속적인 유료관객을 발굴할 수 있는 체제가 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공연장의 확보가 중요하다. 속초의 공연예술은 연극과 국악의 양날개로 발전해 오고 있다. 2천년대 들어 속초의 각종 관광이벤트에서 이들 공연예술단체의 역할이 얼마나 컸는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현실은 안타깝다. 속초를 대표할 수 있는 레퍼토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조금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 때문이다. 장기공연을 할 수 있는 공연장의 설립이 필요한 이유이다. 별다른 홍보대책이 없는 현실에서 공연 홍보는 지역민의 응원이 필요하다. 공연은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에 무대에 오르며,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김인섭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시대로부터 불의를 배우고, 시대를 닮으며 망가지는 우리시대의 자화상 전명출. 배우 김강석은 전명출의 변신과 몰락을 탁월하게 연기한다.
<전명출 평전>은 현대사의 웃픈 현실을 풍자와 해학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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