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업 주르르~, 업업업 주르르르~. 흰색 승무복을 걸친 수강생들이 리듬감 있게 구령을 맞춘다. 뒤꿈치를 들고 등을 곧게 세워 장삼 자락에 감춘 팔을 위로 추어올린다. 횡으로 열을 지은 수강생들 앞에서 몸을 위로 뻗듯이 업업하다가 무릎을 슬며시 굽히며 달리듯 주르르 걷는 김민희 신천무용단 단장의 모습은 호반에 앉은 한 마리 새처럼 우아했다. 허스키한 음성으로 동작 하나하나 진지하게 설명할 때마다 수강생들은 집중해서 한 동작씩 따라 반복하며 춤을 연습하고 있었다. 그들의 업업 소리가 스타카토로 귀에 닿을 때마다 함경남도 북청이 강원도 속초에 와서 up, up 되는 것 같아 흥겨워졌다.
지난 19일 오전 10시 속초문화원 문화사랑방에서 열린 ‘속초북청사자놀음 연희(무용)반’ 수업의 한 장면이다. 이 강좌는 속초문화원이 속초의 대표문화콘텐츠인 속초북청사자놀음의 2017 전수사업의 일환으로, 사자놀음 중 춤 부분의 체계적인 전승과 공연 인프라를 육성하기 위해 여름 특강으로 개설한 것이다.
고향 북청에서의 애달픈 추억을 속초에서 살려보고자 애쓴 실향민들의 가슴에는 분단의 역사가 파편이 되어 들어박혔을 것이다. 그 파편이 심이 되어 속초북청사자놀음이라는 빛나는 진주로 변할 때까지 속초의 많은 열정적인 인물들과 단체들의 10여 년 노력이 겹겹이 덧씌워져 있다. 그 노력이 이제 망향의 한보다는 곧 올 통일을 위해, 떠나온 북청과의 격정적 만남을 향해 더한층 up, up 되고 있다고, 그들의 up, up, up 속에는 보다 더 큰 미래가 담겨있다는 것을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은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이제 겨우 두 번째 수업이라는데 강사와 수강생 모두 곧바로 무대에 뛰어오를 사람들처럼 열정적으로 동작에 집중하고 있었다.
“저는 속초사람이에요. 속초에 제대로 뿌리내리기 위해 중요무형문화재인 북청사자놀음과 지방무형문화재인 돈돌라리를 붙들고 애쓴 지 벌써 10년이 넘었어요. 속초북청사자놀음의 무용부분은 제가 주로 맡아하는데 좀 힘들기도 하고 기회도 없어서 그동안 전수를 못 했었죠. 특히 돈돌라리는 제가 서울에서 전수받아 속초로 가지고 왔어요. 지금은 속초가 거의 본거지가 되었죠.”
무형문화재일수록 많은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는 김민희 신천무용단 단장은 일반 시민들하고도 공연을 할 수 있도록 연희대상층을 더욱 넓히겠다고 다짐하며 승무와 애원성 춤, 넋두리 춤, 꼽추 춤을 열성적으로 전수하고 있다. 이 특강을 수료한 수강생은 추가교육과 통합연습을 통해 속초북청사자놀음 보존회 회원으로 발탁되어 공연이나 기타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 교육 기간은 8월 23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12시(애원성춤, 승무), 오후 1시~3시(넋두리춤, 꼽추춤)에 수업이 진행된다.
<문의 : 속초문화원 사무국 033-632-1231>
위나정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속초북청사자놀음 연희(무용)반 수강생들이 승무를 배우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