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은 웅장하고 푸르른 설악산이, 중심에는 청초호와 영랑호가, 동쪽은 드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는 속초는 서서 어느 쪽을 봐도 자연이다. 마치 도시가 자연을 품은 모습이 아니라 도시 자체가 자연이다. 그래서인지 속초는 쉼표 같은 도시다. 속초를 걷는 모든 걸음에 자연이 그 옆을 같이한다.’
문화관광 전문 잡지 <문화관광저널> 6월호 지방자치단체 트래블 ‘속초시 트래블’ 코너 내용이다.
한국여행업협회와 여행전문 조사기관인 ‘컨슈머 인사이트’가 내국인이 선호하는 계절별 국내여행지를 지난 1년 52주 동안 국내여행을 계획 중인 1만219명에게 물은 결과, 전국 155개 기초 시･군 중에서 속초가 14%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고속·시외버스터미널 한 곳에 둬야
이렇듯 내국인이 속초를 여행지로 선호하는 까닭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더더욱 편리해지는 교통 인프라 구축에 더해 관광수산시장을 비롯한 다양한 먹거리와 주변여건이 좋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제 속초는 이런 자연환경을 지키면서 힐링 휴양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속초시는 그 어느 도시도 따라올 수 없는 산(설악산)과 바다, 호수(영랑호와 청초호), 온천 등 관광여건을 두루 갖춘 천혜의 관광명소로서 이런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고 가꾸며 조화로운 도시발전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부산부터 삼척, 강릉, 속초로 이어지는 동해고속도로가 개통되었고 춘천~양양~속초의 동서고속도로가 6월 30일 개통된다. 서울~춘천~속초 고속화철도가 건설되고 러시아와 중국, 일본을 잇는 크루즈여행이 본궤도를 타고 중국·러시아를 연결하는 북방항로가 재개된다면 그야말로 속초시는 동서와 남북으로 연결하는 교통의 중심지이고 환동해안 시대 관광의 요충지가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러므로 이러한 시대에 대비한 속초만의 특색 있는 도시개발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분산돼있는 고속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을 한 곳에 두는 도시의 내부교통망 구축이 시급하다. 고속터미널과 시외버스터널이 떨어져있는 도시는 속초시밖에는 없을 것이고 이로 인해 대중교통을 이용한 방문보다는 자가용 방문객이 늘어남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콘도 등 대단위 숙박시설이 있는 노학동 지역(한화콘도, 대명콘도)과 설악산을 연결하는 버스 노선의 개설도 필요하다. 현재 한화콘도 등의 숙박객들이 설악산을 가고자 하는 경우 시내까지 갔다가 다시 설악산행 버스를 타야하는 번거로움에 이동시간만도 2~3시간 이상 걸린다. 이에 따라 설악산을 가고자 하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보다는 자가용을 이용한 방문을 원하고 있어 결국 성수기에는 설악산행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기에 시외버스터미널과 고속버스터미널의 일원화와 더불어 터미널과 주요 관광지, 그리고 시내를 연결하는 도시 내부교통망의 재정비로 대한민국 제일의 관광지다운 도시 면모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경관가치 공유할 가이드라인 시급
자연이 아닌 콘크리트로 도시를 도배해 속초만의 매력을 잃어버리면 과연 관광객들이 얼마나 찾아올까. 혹자는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홍콩이나 마카오의 대형 건축물을 예로 든다. 홍콩과 마카오는 바다를 매립해 인위적으로 각양각색의 특색 있는 건축물을 세웠고 자유무역도시로 카지노 등 사행산업을 목적으로 한 위락도시로 건설된 곳이다.
작금 속초 도처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형 건축물 건설 붐은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동해바다와 설악산, 도심 속 영랑호와 청초호를 가로막지 않을까.
도시 자체가 자연인 쉼표 같은 도시는 대형 콘크리트 장벽에 가로막혀 자연 냄새가 아닌 시멘트 냄새를 맡아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행위를 지금이라도 자제해야 할 것이다. 도시 자체가 자연인 쉼표 같은 속초를 만들기 위해선 그 무엇보다도 속초의 자연경관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이다.
속초 경관가치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모든 시민이 공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시급하다. 특히 저개발을 통한 보전이 상업적 가치를 높이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신호를 체계적으로 주는 장치도 꼭 마련했으면 한다.
이수영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사진제공 : 민준규 속초여고 수석교사)
속초의 명물 갯배.
설악대교에서 촬영한 옛 속초수협 일대.
설악해맞이공원의 인어상.
설악산 울산바위 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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