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속초와 닮은 곳이 많다. 산과 바다가 함께 하는 자연환경도 그렇고, 한국전쟁 후 인구가 갑자기 늘어난 점도 똑같다. 돼지국밥과 밀면은 속초의 오징어순대와 식해처럼 실향민문화의 산물이자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부산은 크루즈 기항지이자 모항지가 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하고 있다. 국립부산국악원은 한국의 전통문화를 공연으로 만든 ‘왕비의 잔치’를 해운대그랜드 호텔 전용극장에서 상설 공연한다. 2015년 처음 공연한 이후 계속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 지전춤, 처용무, 학춤, 선녀춤, 동래학춤 등 부산 전통무와 한국의 미를 중심으로 만들었다.
중구 일대는 한국전쟁 당시 임시수도였던 부산의 역사적 사실을 문화콘텐츠로 만들고 있다. 중앙동 40계단, 보수동 책방골목, 부평시장과 국제시장, 자갈치시장까지 이어지는 거리는 실향의 애환과 압축성장의 근현대사를 스토리텔링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특히 서구 임시수도기념관을 중심으로 문화재청 생생문화제 사업이나 문화재 야행 사업을 통해 도시의 정체성과 문화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다.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도 돋보인다. 중구, 동구, 서구, 부산진구, 사하구, 사상구 등 이른바 ‘부산의 원도심’ 지역에 있는 산복 도로 지역은 일제시대에는 노동자, 전쟁 시기에는 피난민, 60년대 이후 경제개발기에는 서민층의 무허가 정착지로 부산 개항기 역사의 상징공간이다. 이곳을 주민참여형 도심재생 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예술적인 맥락에서 재해석하는 작업이 눈길을 끈다. 감천문화마을이 대표적이다. 부산은 과거에서 미래를 조명하며 부산다움을 강조하는 장기전망의 도심재생 프로젝트를 펼친다. 일명 사이렌 동네 등 속초형 원도심 문제에 우리가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세계 최대 규모의 크루즈산업 박람회인 ‘2017 시트래이드 크루즈 글로벌(2017 Seatrade Cruise Global)’에 참가해 크루즈선 방한 유치활동을 전개했다. 박람회에서는 최근 새로 제작한 한국 크루즈관광 홍보영상을 선보였다. 영상은 ‘크루즈로 찾는 매력적인 관광한국’을 주제로 한국의 ‘정’(부산), ‘미래’(인천), ‘맛’(여수), ‘체험’(속초), ‘자연’(제주) 등 테마별로 한국의 기항지를 소개했다고 한다. 속초의 체험이 무엇인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지역민의 삶에 가치를 둔 속초다운 체험이 중심이 되어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크루즈 관광의 중심에 속초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 2015년 발표된 <방한 크루즈 관광광의 질적제고 방안>(한국문화관광연구원, 윤주)은 중국인 중심의 방한 크루즈 상품 탈피, 무료관광지와 쇼핑 위주의 관광일정에서 벗어난 차별화된 관광상품 개발, 크루즈 관광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제안했다. 특히, 지역문화자원을 활용한 차별화된 관광상품은 속초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속초의 가치를 다양한 시각에서 발견하는 일이다. 부산과 대구 등이 근현대의 역사에서 삶의 가치를 발견하고 재맥락화 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크루즈 관광산업이 관광객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지역민의 삶과 그 과정을 들여다보는 일이 필요한 이유이다. 김인섭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부산 임시수도기념관은 지하 1층 지상 1층의 벽돌조 가옥으로 한국전쟁의 발발과 피란민들의 생활상, 임시수도 시기 부산의 정치, 경제, 문화 등을 보여주는 상설전시실로 꾸며져 있다.
임시수도 기념관 야외 전시실은 산복도로, 40계단, 피난민의 만남과 이별의 역사 영도다리, 원조물자와 고된 부두노동 등 한국전쟁 당시의 부산생활상을 아기자기하게 표현했다. 부산시는 이곳을 중심으로 중구 일대에서 ‘문화재 야행’과 ‘생생문화재’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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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 빅토리아호’ 크루즈 여행 위한 안내
기항지 국가 현금 준비…유료 와이파이 사용
크루즈 여행은 크루즈와 기항지라는 2가지 체험이 중심이기 때문에 사전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 크루즈 안에서는 ‘코스타 카드’라는 별도 카드를 사용한다. 개인이 갖고 있는 ‘비자’나 ‘마스터’카드를 등록한 후 사용하면 하선하는 전날 결재내역만 확인하면 된다. 유료 레스토랑을 제외한 음식은 공짜이지만 음료는 유료이다. 물도 유료이지만, 식당에서 물을 채울 수 있으니 물병이 하나 있으면 좋다. 기항지에서는 해당 국가의 현금이 유리하다. 자유관광을 할 때는 재래시장이나 소규모 가게를 찾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속초항 터미널에서 미리 환전을 하면 된다.
개인 세면도구와 화장품은 가져가는 것이 좋다. 헤어드라이기는 구비되어 있다. 로밍을 해도 크루즈 안에서는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다. 유료 와이파이를 사용해야 한다. 간단한 접속방법만 알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페이스북 등 SNS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가 있는데, 우리나라 카카오톡은 인터넷 사용요금제를 선택할 때만 가능했다. 그나마 객실 안에서는 잘 되지 않는 점도 확인해야 한다.
엘리베이터가 한 층 기준 세 곳에 있다. 가운데 엘리베이터는 양방향으로 다 갈 수 있으나 선미쪽 엘리베이터는 반대편이 막힌 경우도 있다. 객실을 비롯한 공간 이해가 필요하다. 5층 안내데스크에서 환전, 팩스, 분실물 등의 모든 문의가 가능하다. 한국인 승무원도 있다. 가슴의 국가배지로 알 수 있다. 각종 이벤트와 필요한 내용은 매일 발행하는 소식지로 확인할 수 있다. 미리 하루 일정을 계획하면 좋다. 기항지 관광은 유명관광지 중심의 선내 예약프로그램이나 자유관광이 가능하다. 시간이 짧기 때문에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자유관광도 관광서비스가 잘 되어 있는 편으로 어렵지 않다.
김인섭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기항지에 하선하면 자유관광객을 위해 지역의 공연예술은 물론 한글 교통편, 자원봉사자의 관광지 해설 등의 서비스가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다.
초량골목축제 포스터. 부산원도심골목길축제는 4개 구가 연대해 진행하는 네트워크형 축제로 중구의 40계단 골목길축제, 서구의 백년송도 골목길축제, 동구의 168계단 골목길축제, 영도구의 흰여울문화마을 골목예술제 등이 있다. 부산시는 산복도로 르네상스와 함께 근현대 생활중심의 도심재생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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