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고등학교 지역사회연계 진로체험활동 ‘꿈 너머 꿈’ PD·영화평론·기자 부문에 참여한 김성용·박근화·송채민(1년) 학생이 속초양양교육장을 지낸 김종헌 소야초등학교 교장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17일 오후 4시 소야초교 교장실에서 1시간가량 진행했다. 이들은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과 현재 지역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중학교 남녀공학 전환, 강원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해 중점 질의했다.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싣는다.
-김성용 : 강원도의 학업성취도 평가 수준이 다른 도에 비해서 낮게 나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강원도 교육의 문제점과 그리고 전반적인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김종헌 교장 : 강원도 내 학업 성취도 평가는 과거의 교육기준으로 봤을 때, 그러니깐 단순한 시험 성적으로 봤을 때 좋은 결과는 아니라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험 성적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교육은 아이들을 시험 잘 보게 만드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이 진짜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게 만들고, 시험과 경쟁체제 속에서 벗어나서 진짜 배움다운 배움을 학교에서 일어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6년째 강원교육의 흐름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우리가 추구하는 교육 방식대로 계속 나아가다 보면 우리 부모님들이 염려하고 있는 학업 수준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봐요. 오히려 강원교육의 문제점이라면 학생 수가 줄어들고 그러다 보니 교육부에서 자꾸 학교 수를 줄이려 하고, 학생들을 자꾸 줄 세우기 시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근화 : 우리 교육이 중점을 둬야하는 것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김종헌 교장 : 교육의 본질은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행복한 삶을 살게 만든다는 건 자기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계획하고 실천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육은 자기의 꿈을 찾는 과정 그리고 그 꿈을 준비하는 과정, 이것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지금처럼 시험성적에 목을 매어선 안 된다고 봐요. 이제는 서울대, 연대, 고대를 나왔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데, 어느 대학 어느 과를 가서 이루려고 하는 꿈을 제대로 준비하고 이루면서 스스로가 만족하는 삶을 꾸려나가는가가 교육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내 꿈이 무엇인지를 빨리 찾아내야 하고 부모님과 선생님은 도와주는 역할만하고 모르는 게 있을 때 알려주는 그런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송채민 : 속초·양양지역 중학교 남녀공학 전환 추진 TF팀장을 맡고 계신데요,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려고 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김종헌 교장 :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형태를 보면 유치원부터 초등학교까지 남녀가 같이 생활을 하다가 중학교, 고등학교 때까지 남녀가 따로 분리되어 생활해요. 그 이후에는 남녀가 혼합된 사회에서 살아가죠. 남녀 공학을 분리하는 것이 일본식 교육제도인데, 이 제도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자리를 잡으면서 관행적으로 추진돼 왔어요. 이것이 강원도 교육 특성상 학교가 계속 줄어들다 보니 학교통폐합 문제 등과 맞물려 돌아가게 됩니다. 속초의 경우는 10년 사이에 조양동에 아파트가 많아지면서 학생 수가 급증했어요. 하지만 그 지역에는 중학교가 하나도 없어 중학교를 신설해야 되는데 학생 수가 줄고 있기 때문에 신설은 불가능합니다. 결국 기존에 있는 학교를 그 지역으로 옮겨야 되는데 만약 남자 중학교가 옮겨가게 되면 남학생들은 가까운 거리를 다니지만 여학생들은 여전히 먼 거리를 통학을 해야 되는 불합리한 상황이 생기죠. 현재 속초 북부에 4개의 학교가 다 모여 있는데, 모두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후에 하나를 조양동 쪽으로 이사를 지켜야 한다는 지역적 특성이 있는 겁니다.
-박근화 : 남녀공학 전환으로 우려되는 부분도 있을텐데요.
△김종헌 교장 : 시범적으로 강릉 5개 중학교와 그전에는 춘천 4개 중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해 1년이 지난 후에 도교육청에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어요. 그랬더니 우려했던 나쁜 점은 전혀 안 나타나고 전부 좋아졌어요. 예를 들어, 학교폭력이 월 4.6건에서 1.5건으로 줄어들었고, 무엇보다 학생들의 수업태도가 좋아졌어요. 학업성적도 2점 정도 올라가고, 그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가 8.8점이나 올라갔습니다. 성적인 사안을 걱정해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있는데, 기존 남녀공학 학교들을 보면 오히려 분리된 학교들보다 성적 사항들이 덜 발생해요. 그 이유는 남녀가 늘 같이 생활하다보면 남녀의 특성을 서로 잘 이해하고 호기심도 적어지기 때문이라고 봐요.
- 송채민 : 앞으로 남녀공학 전환은 어떻게 추진됩니까.
△김종헌 교장 : 이번에 2차 설문조사가 끝났어요. 5월말이나 6월초쯤 속초시민, 학부모, 운영위원, 기관단체장, 학생대표, 교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를 열 예정입니다. 그리고 6월말에 계획서가 올라가면 강원도교육청에서 지역별로 남녀 공학 전환계획을 세운 다음, 2018년에 남녀 화장실, 탈의실 등 시설 개선 작업을 하고, 2019년 3월 1일부터 남녀공학으로 학교 체제를 바꾸어 가려고 합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학년별로 단계적으로 하면 오히려 혼란스럽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그래서 초등학교처럼 학구를 만들어 가지고 1~3학년을 한꺼번에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도교육청에 건의하고 협의해서 추진할 계획입니다.
- 김성용 : 속초지역 마을교육공동체 추진위원장이신 걸로 알고 있는데 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김종헌 교장 : 속초양양교육지원청이 추진하는 강원도형 마을교육공동체의 핵심 키워드는 3가지예요. 하나는 마을의 모든 곳이 학교가 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학교의 울타리를 낮춰서 우리 아이들이 마을에서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이게 첫 번째 목표예요. 두 번째는 마을의 모든 사람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자는 거예요. 그분들을 마을 선생님이라 이름 붙였어요. 지역에 있는 선생님들을 많이 발굴하기 위해 현재 준비 중인데, 한 120명을 구성해 놨어요. 독서교육, 명상수업, 민속놀이 등 마을 선생님들을 학교에 안내를 해주면 내년도 교육과정을 짤 때 그런 수업을 집어넣게 되고, 그렇게 되면 여러분들이 교과서만 가지고 배우는 게 아니라 지역 주민들한테 지역의 삶을 배우게 되는 거죠. 세 번째는 그러려면 여러분이 배우는 교과서를 재구성하자는 거예요. 우리 아이들이 살고 있는 속초지역 주민의 삶의 모습이 교육과정과 연계되도록, 즉 교육과정을 지역화하는 겁니다. 속초시민 모두가 선생님이 돼서 속초의 아이들을 같이 가르치고 그래서 학교에서만 배우는 게 아니라 석봉도자기에 가서 도자기 만드는 것도 배우고, 붉은게 농장에 가서 게 체험도 하고 이런 살아있는 수업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추진하는 게 마을교육공동체예요.
- 김성용 : 마을교육공동체사업의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김종헌 교장 : 작년에 시작해서 아직 결과는 눈에 잘 안보여요. 이사업은 10년 쯤 해야 제대로 잘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작년엔 어떻게 하면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까 교육관계자들이 회의를 했고 올해는 마을 선생님을 찾고 있고, 마을 선생님들이 찾아지면 프로그램을 만들어야죠.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면 올 연말쯤 안내책자가 각 학교에 갈 거예요.
끝으로 김종헌 교육장은 교직에 40년간 있으면서 가장 보람되는 일은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정리 : 김성용·박근화·송채민(속초고 1년)
김성용·박근화·송채민 학생이 김종헌 소야초등학교 교장을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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