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5월 중순인데도 기온이 기록적으로 30도를 웃돈 날, 더위를 식힐 겸 카누, 카약, 딩기요트, 고무보트 등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장사동 해양레포츠 무료체험장을 찾았다.
어촌계활어직판장 옆 대형주차장에 차를 대고 보니 오징어맨손잡이체험장(단체예약만 가능)과 수족관, 배낚시 승선장 등이 바로 앞에 있었다. 오른쪽 연두색 철제울타리너머에는 (해양레포츠) 체험장이라고 써붙인 하얀 천막이 한참 안쪽 모래밭 위에 서 있고, 그 옆으로 요트가 계류되어 있는 파워보트장도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또 바다 건너 방파제에는 포인트를 찾는 낚시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항구가 마치 해양레저종합세트장 같았다.
체험장 천막 앞 바닷가에는 하얀 딩기요트 다섯 척이 뒤집어져 누워있고 카약이 층층이 쌓여 있었다. 따가운 햇볕을 받은 탓인지 푸른 폰툰 위에는 군데군데 소금결정이 모래처럼 묻어있었다. 딩기요트나 빨간 카누를 타고 싶었는데, 딩기요트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1명 정도가 타기에 알맞은 크기이고 4대 밖에 없어서 예약을 해야 한단다. 또 래프팅을 할 수 있는 고무보트는 8명 이상, 카누는 4인 이상이 되어야 체험이 가능하다니 결국 혼자나 둘이서 탈 수 있는 건 카약밖에 없었다. 카약은 바닥으로 물이 들어오기 때문에 바지가 다 젖는 걸 고려해 미리 준비를 해 와야 한다. 또한 휴대폰을 비롯한 모든 소지품은 체험장에서 보관해 주지 않으므로 차에 두고 오는 것이 편하다. 이런저런 안전교육 후 우여곡절 끝에 40분 가량 혼자서 카약을 탔다. 병아리 색깔의 노란 부표로 만든 경계 안에서만 패들링을 하는 거라 별 위험요인은 없어보였다. 옆을 지나는 배낚시 선박들이 간간이 큰 파도를 만들었지만 오히려 카약 몸통을 물결과 직각으로 만들어 파도타기를 하는 게 더 재미있었다. 항구를 두 팔로 감싸 안은 방파제가 눈앞을 떡하니 가로막고 있어서 넓은 바다를 볼 수 없다는 점은 좀 아쉬웠다.
사실 이 체험을 하려면 ‘해양레저포털(www.oleports.or.kr)→해양레저스포츠→체험장선택→프로그램, 날짜 선택→참가신청완료’하여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는데, 예약자가 없는 경우에는 현장접수도 가능하다고 한다.
해양수산부, 강원도, 속초시의 후원을 받아 한국해양소년단 강원연맹이 주관하는 장사동해양레포츠무료체험교실은 5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매주 수~일요일(월, 화 휴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 매 정각마다 운영되고 있다. 7세 이하는 참가 불가, 초등학교 3학년 이하 아동은 반드시 보호자와 동승해야 체험 가능하다고 한다. 올 여름 한번쯤 아이들과 함께 장사동 무료체험장을 찾아 보는 건 어떨까 싶다.
<체험장 : 속초시 장사항 해안길 58 장사어촌체험마을, 1577-2281>
위나정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시민들이 지난달 19일 장사항에서 카약체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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