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후반 이후 수학여행단 감소로 침체된 설악동 C지구 상가에 최근 재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설악동 지역사회에 따르면 최근 서울에 있는 민간 투자자가 설악동 C지구 상가에 대한 재개발사업을 제안해 왔다. 이에 주민들은 임의기구인 가칭 ‘설악동 C1상가 재개발조합’을 결성하고 건물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참여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 중이다.
조합측은 최근 이에 따른 1차 회의를 연데 이어 지난 13일 건물소유주들이 참석한 가운데 2차 회의를 가졌다. 조합측은 현재 C1지구 상가 건물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재개발 추진 시 상가 건물을 매각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 건축된 상가를 대물로 받을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구하고 있다.
재개발사업 대상지역은 설악동우체국 뒤편 상가 5개동(진입도로변 상가 포함)이다. 이곳 상가는 지난 78년 설악동 신단지 조성 당시 소공원 일대에서 이주해온 상인들을 위해 조성됐으며, 설악동이 국내 수행여행단지로 각광을 받은 70~80년대에는 지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90년대 후반 이후 수학여행단 감소와 관광패턴 변화 등으로 침체되기 시작해 지금은 대부분의 점포가 문을 닫은 상태다.
지난 9일 찾은 설악동 C지구 상가는 대부분의 점포에 셔터가 내려져 있었고 인적이 거의 끊긴 상태였다. 나이트가 영업했던 지상 2층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오랜 기간 영업을 안 한듯 각종 집기류와 물품들이 여기저기에 방치돼 있었고, 전기불도 들어오지 않아 마치 폐가를 연상케 했다.
조합측은 더 이상 C지구 상가를 폐가 상태로 방치할 수 없다고 보고 설악동 활성화를 위해 재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박덕희 재개발조합장은 “최근 서울의 민간 투자자가 재개발사업을 제안해와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며 “민간 투자자가 직접 재개발사업을 제안해 온 것은 극히 이례적어어서 건물소유주와 주민들이 힘을 모아 사업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설악동 주민들은 지난 2007년 설악동재개발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정부에 숙박업소 및 상가 건물의 ‘선 매입 후 개발’을 요구했으며, 이후 속초시가 설악동 현지에 설악동재개발추진단을 배치하고 재개발사업에 노력했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민간투자자가 재개발을 제안한 설악동 C지구 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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