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민들의 휴식공간인 청초호유원지가 대형 건설중장비와 화물자동차들의 주차장으로 전락하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건설중장비나 화물차량 정비 흔적이 있고, 기름때가 묻은 차량 물품 등이 불법 투기돼 환경오염 우려까지 낳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전 엑스포공원 상징탑 인근 편익시설부지를 대형 건설중장비와 화물차량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주제관 바로 옆에는 이삿짐 사다리차의 리프트 4개가 차체에서 분리된 채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었고, 리프트 바로 옆에는 폐목재와 오일 찌꺼기, 각종 쓰레기들이 널려 있었다. 평일 오전 시간인데도 이날 이곳에는 대형 펌프카를 비롯해 화물차량, 건설중장비 등 16대가 주차돼 있었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대형 차량들이 주차하다 보니 부지 바닥 곳곳이 깊게 패여 있어, 일반 승용차량은 운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인근 주민들은 야간에는 공사현장과 화물운송을 마치고 주차한 차량들로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고 했다.
여기서 500m 떨어진 석봉도자기 앞 유원지 주차장 부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레미콘과 대형 화물차량, 대형버스, 덤프트럭, 펌프카, 대형활어수송차량, 건설중장비 등 16대가 주차돼 있었다. 주차장의 절반 이상을 이들 대형 건설중장비와 화물차량들이 차지하고 있다 보니, 인근 상가를 찾은 일반 승용차량 운전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주차장 한쪽에는 이들 차량 등에서 나온 기름때가 묻은 폐자재와 각종 쓰레기 등이 버려져 있었다.
한 운전자는 “대형 차량들이 주차돼 있어 인근 상가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엑스포장 부지가 대형 차량들의 불법 주차장으로 변하고 있는데 왜 행정기관은 손을 놓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엑스포유람선 맞은편 개인 사유지와 동명항 항만부지, 로데오거리 공영주차장 등도 최근 대형 차량들의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청초호유원지에 상가 신축이 잇따르면서 유원지 빈터 여기저기에 주차돼 있던 대형 차량 등이 주차할 공간을 찾아 이곳 부지로 몰린데다, 속초지역의 건설경기 호조로 외지 건설중기들까지 몰리면서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건설중장기 및 대형화물차량 등은 차고지(주기장) 등의 허가받은 시설에 주차해야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관련 제도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는 “대형 화물차량과 관광버스, 건설중장비를 위한 공용주차장 조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라며 “올해 2회 추경 때 공용주차장 조성에 필요한 용역비를 확보한 후 내년에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공용주차장 조성사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속초시 엑스포공원 주차장을 레미콘, 대형 화물차량, 건설중장비 등이 차지하면서 일반 승용차량 운전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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