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말도 많고 고민도 많은 동서고속화철도 종착역 건립부지 문제를 놓고 속초시와 인접한 지자체인 고성군의 한 주민으로서 설악권 상생발전에 대한 발칙한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고성은 인근 속초·양양·인제와 함께 ‘설악권’이라고 하며 서로가 다양한 형태의 모임과 논의를 통하여 서로의 발전에 힘을 보태며 어울려 살고 있습니다.
특히, 각 자치단체장들 간의 모임, 각 지방정치인(의원)들 간의 모임, 번영회의 연합체 모임 등을 통해서 많은 접촉과 공동 발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나가야할 ‘지역 공동체 사회’를 만드는데 전국적으로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중에 지난해 속초시가 ‘춘천~속초간 동서고속철도 건설 확정’이라는 오랜 숙원사업을 이뤄내 최근 아파트 건립 등 부동산 및 건설경기의 붐이 크게 일어날 정도로 지역사회가 상당히 고무적인 분위기로 흐르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오는 9월까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및 착공에 들어가 2024년 개통한다는 계획입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동서고속화철도 추진 사업은 거의 30년간 진행되어 온 강원도민 모두의 소원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속초시민들의 단합된 힘과 열망으로 고통의 시간을 이겨내며 투쟁한 결실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수 많은 속초시민들이 정부종합청사가 있는 세종시까지 원정시위를 하면서 고생을 할 때 인근 지역 주민으로서 함께 시위에 참여하며 힘을 보태주지 못한 점에 미안하고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아쉽게 생각합니다.
저는 속초시민들의 동서고속화철도사업을 확정하는데 대한 공로와 고마움에 찬사를 보내며 당연히 가장 큰 수혜도 속초시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동서고속철도 종착역도 속초지역에 들어서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듣기로는 동서고속화철도 종착역 부지 문제로 속초시가 크게 고민하고 있는 줄 알고 있습니다. 더욱이 동서고속화철도 노선확정이 오는 9월까지로 되어 있지만 각 지자체의 입장차로 아직 노선확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각 지자체의 입장이 모두 반영된다면 예산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아야 할 정도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합니다. 동서고속철 사업의 예산은 모두 2조6000억원인데, 사업비가 20% 이상 늘어나면, 예비타당성조사를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춘천시가 요구하는 철도 지하화에만 전체 사업비의 10%인 2,000억원이 추가로 들어간다고 하니, 원만한 사업추진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에 속초에 건립될 예정인 종착역 또한 모두가 알다시피 속초시는 활용 가능한 부지가 매우 한정적이라 문제가 될 걸로 생각합니다. 노선 중간역은 큰 부지가 필요치 않겠지만, 종착역은 점검과 수리를 해야 하는 철도정비소, 기관사 등 철도인력 숙소시설, 물류센터 등을 갖춰야하기에 대규모의 부지가 필요한데 부지 찾기뿐만 아니라 찾는다 해도 대부분 사유지로 매입비에만 엄청난 금액이 소요되어 이 또한 동서고속철 건립에 걸림돌로 작용될 우려를 낳고 있는 상태입니다. 특히, 동서고속철 개통 후 서울~속초가 한 시간대의 거리로 좁혀지면 속초가 서울의 위성도시 역할까지 할 수 있게 돼 관광객은 물론 대규모 인구 유입으로, 속초시가 만성적으로 겪고 있는 식수 부족 문제는 해결하기가 더욱 어려워 질 것입니다.
이런 모든 걸림돌이 잘 해결되면 다행이지만 혹시, 해결이 어렵다면 고성과 상생하는 방안으로 검토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속초시가 부지와 예산 등의 이유로 동서고속화철도 종착역 건립에 어려움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속초와 인접한 고성에 건립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종착역의 명칭이야 속초지명을 사용하더라도 인근 고성의 넓은 부지를 활용함으로써 속초의 발전을 위한 종착역 문제가 해결될 수 있고 고성지역도 종착역의 혜택을 조금은 볼 수 있기에 양 지자체 모두가 발전을 꾀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고성군민들로부터 속초시에 고성의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우호적인 여론을 이끌어 내면 속초시의 만성 민원과 고민인 식수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속초시가 부족한 식수원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 중인 해수담수화사업의 막대한 예산도 절감할 수 있어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상생 발전방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힘겨운 일을 억지로 하다 보면 오히려 해를 입을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서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자연스럽게 부족한 부분을 서로 맞춰 나갈 때 이 사회 모두가 갈망하는 지역공동체 사회로 발전될 수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최태욱
전 재경고성군민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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