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인의 소개로 접하게 된 전라북도 완주군 임정엽 전 군수의 책 ‘바보 군수의 희망이야기’를 읽는 내내 정말 그런가 하는 의문과 서술되어 있지 않은 의회의 역할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들어 이를 털어내기 위해 견학을 가기로 했다.
약속도 하지 않은 채 완주군청을 무작정 방문했다. 군수 관사를 개조해 주민들과 소통의 장으로 만든 작은 북카페에서 당시 커뮤니티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주관한 박병윤 계장님을 마주했다. 바쁜 시간을 내주면서 흔쾌히 사업에 대한 자료와 함께 막힘없이 설명을 해주시는 모습에 열정과 애향심이 물씬 풍겨 나왔다.
안덕마을 유영배 촌장님과의 만남은 책을 통해 얼굴을 익힌 터라 초면 같지 않았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 마을 주민들 스스로 출자금을 조성하여 마을사업에 투자하고, 이익금 일부를 마을 공동체사업으로 재투자하여 마을 노인 일자리 확대 효과로 이어져 완주군에서도 호평이 이어지는 마을이다. 개인당 투자액은 최저 100만원에서 최고 2,000만원까지로 정하고 현재 5억원 이상의 마을 자본금을 확보하였으며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증막의 부동산을 추가 매입하여 마을사업을 확장하는 중이었다. 웰빙식당, 세미나실, 황토 펜션, 카라반사업에 체험행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쑥뜸단체(?) 체험객들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늦은 점심 후 경천애인 마을권역 사업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곳은 경천애인 농촌 사랑 학교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우리 고성의 권역별 사업 추진 방향과는 달리 한 군데에 집중하여 사업을 펼치고 있었고 계속해서 도와 연계해 추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예산은 국비 48억원 중 권역센터 18억원, 황토방 펜션 등 15억원, 그 외 6개 마을 도로공사 및 주변 환경 정비사업에 8억원을 소요하고, 7억원을 남겨 인근 사찰(화엄사) 문화정비 사업으로 사용했다. 현재 연간 5억5천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고, 직원 7명을 고용해 매월 2,000만원 정도의 운영비를 지출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전라북도 사업 중 농촌관광거점 마을 육성사업으로 30억원을 지원받아 관광사업으로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 고성의 권역별 사업들과 사업추진방향에 있어 차이를 보여 시사하는 바가 컸다.
마을 만들기 사업을 체계적이고 발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주민들과 공무원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하는 중간지원육성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군에서 민간위탁한(4억3천만원) 센터는 정책개발사업과 소득기금사업(복지사각 지대 발굴 지원사업)을 병행하여 추진하고 있었다.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에 있어서 로컬푸드 농가의 전수조사와 품목수를 꼼꼼히 매년 체크해야 하고 대규모 형태가 아닌 소규모 형태의 자립 텃밭형 농가 구성에 초점을 두어야 하며, 구체적 데이터가 항시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 고성의 로컬푸드 직매장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 할 것으로 보인다. 농업인에 대한 끊임없는 교육과 관리도 요구된다.
참고로 완주군은 지역의 소농, 고령농 3,000 농가에 월 100만원 소득보장을 근거로 하고 있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지역이 당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지역자산으로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비즈니스 방식을 통해 해결하고 그 수익을 지역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일찍 이러한 기회를 갖지 못한 것에 후회가 밀려온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시작할 때라는 말로 그 후회를 다독이며 미력이나마 현실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해 보려고 한다. 이번 완주군 견학은 우리 고성의 현실과 비슷한 사례들을 보고 와서 더욱 의미가 컸다.
용광열
고성군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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