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속초 강원진로교육원에서 열린 ‘교육정책네트워크 행복교육 현장토론회’에서 교육부가 제시한 ‘지능정보사회에 대응한 중장기 교육정책의 방향과 전략, 2030년 까지 우리나라 교육이 나아가야 할 다섯 가지 방향(박준성, 교육부 기획담당관)’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교육/ 사고력, 문제 해결력, 창의력을 키우는 교육/ 개인의 학습능력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 지능정보기술 분야 핵심인재를 기르는 교육/ 사람을 중시하고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교육’을 주요 방향으로 두고 있다. “‘지능정보사회’로 일컬어지는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에 대응하여 대한민국 교육이 중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에 따른 추진전략을 제시한 보고서”라고 밝힌 서문에는 다가올 4차 산업 대비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정책 및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4차 산업의 사전적 의미는 ‘사회의 문화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정보·지식을 기반으로 한 산업… 일반적으로 정보기술, 상담, 교육, 연구 및 개발, 금융계획…’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국가의 주요 책무성 중 하나인 공교육의 정책 수립과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다가올 4차 산업을 대비해 교육부가 발 빠르게 대비한다는 입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문제는 교육부가 제시한 다섯 가지 기본 교육방향이 4차 산업에 대비한 인재 양성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미래의 유망 직종으로 ‘화가, 감독, 가수, 초등교사, 치료사, 사회복지사, 상담사…’ 등 정부유관기관 발표 자료를 바탕으로 지능정보기술 발전에 대비한 관련 분야의 인력 수요 증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러한 요구들을 교육과정 속에 반영을 시켜야만 국가 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신산업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고급인력들을 양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이들의 흥미와 적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교육을 장려하겠다는 취지의 귀결점이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당 분야 인재 양성’에 두고 있는 것이다. 7, 80년대 경제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무역업을 국가 주도 사업으로 두었을 때는 영어를 잘 하면 인재라 하였고, 기술력이 국가성장에 있어 원동력이라 하여 공대 진학 장려를 위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이과반을 인위적·기형적으로 많이 편성하는 등 국가 주도로 교육과정이 편성되던 시기에 학생 개개인의 재능이나 적성은 ‘성장’이라는 명분에 묻혀버렸던 사례들을 떠올리게 한다.
당일 토론회장에서 교육부가 배포한 ‘경제·사회 양극화에 대응한 교육복지 정책의 방향과 과제’라는 제목의 소책자에도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을 선점한 승자의 독식구조가 강화되면서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 제기’라는 글이 실려 있다. 우리 사회에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의 주요 변인은 소수에게 권력과 부를 집중시킨 위정자들과 이를 세습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방치하고 묵인해준 정부에 있는 것이지 사회구성원 대다수가 성실과 노력이 부족하거나 자질이 부족해서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토론회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형빈 강원도교육연구원 정책연구팀장은 교육의 최종적 목표를 ‘홍익인간’과 ‘민주시민사회’에 두었다. 교육을 통해 서로 다른 사회구성원들이 함께 나눌 수 있고 화합할 수 있는 ‘공동체’의 중요성이 살아나야한다. 교육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가치의 중요성이 존중되어야한다. 교육을 통해 각자의 재능과 적성을 살린 꿈을 키워나갈 수 있어야한다.
국가가 교육의 가치와 목표를 두는데 있어 함께하는 공동체 모두의 행복을 소중히 하는, 그런 인성을 지닌 인재를 길러내는 방향이 우선되었으면 한다. 4차 산업을 대비한 인재 양성은 해당 분야의 적성이나 잠재력을 지닌 학생들을 대상으로 고등교육과정인 대학교나 전문 교육 기관에서 담당해도 될 것이다.
양용석
강원도교직원수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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