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가 현 속초수협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 인근에 조성하려던 청호동 수산물공동가공시설(오징어 공동할복장)을 기존 청호초교 인근의 오징어할복장을 리모델링해 추진하는 쪽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속초시는 지난 5일 “오징어 공동할복장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건조인협회에서 수협 인근 항만부지에 새로 조성 예정인 공동할복장을 위탁 운영할 경우, 운영비가 두 배 이상 늘어나 기존 청호초교 인근 할복장을 리모델링했으면 좋겠다고 해 현재 검토 중”이라고 했다.
시 관계자는 “최근 오징어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할복량마저 감소하는데, 새로 조성되는 할복장을 위탁 운영할 경우 관리비는 오히려 늘어나 건조인협회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현재 ‘검토 중’이라고 하지만, 청내 안팎에서는 이미 오징어 공동할복장 현대화사업을 청호초교 인근의 기존 시설물을 리모델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시가 오징어 공동할복장 현대화사업을 민선6기 대표 예산절감 사례라고 홍보하며 추진하다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이제 와서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는 지난 2011년 기존 청호초교 인근 오징어할복장 폐수처리시설이 노후화돼 30억원을 들여 개보수할 계획이었으나, 인근에 청호초교가 있어 ‘학교보건법’에 의해 개보수가 불가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포3농공단지로의 사업부지 변경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경우 140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해 시 재정부담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제기되자, 민선6기 들어 사업부지를 대포3농공단지에서 수협 인근 항만부지로 변경하면서 대표적인 예산절감 사례라고 홍보했다. 시는 사업부지를 수협 인근 항만부지로 옮길 경우 110억원의 예산절감 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했었다.
이 또한 “가동 과정에서 악취 발생이 우려된다”는 인근 주민들과 어업인들의 반대로 진통을 겪다, 사업 추진 6년 만에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셈이 됐다.
시는 수협 인근 항만부지에 건축연면적 2,007㎡, 지상 2층 규모의 수산물공동가공시설을 2015년 연말 착공할 계획이었다.
청호동의 한 주민은 “시가 오징어 공동할복장의 기존 시설물을 재보수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 공동할복장 추진을 놓고 지금까지 주민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던 만큼, 다소 논란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이에 대해 “교육당국이 배출수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으면 개보수가 가능하다고 해 현재 청초호교 인근의 할복장을 리모델링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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