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독립 만세, 조화벽은 그렇게 꽃처럼 피어올랐고, 함홍기는 불처럼 타올랐다.”
1919년 기민만세운동의 고장인 양양에서 당시의 그 함성이 연극공연으로 되살아났다.
한국연극협회 양양지부(지부장 이상준)는 지난 6일 양양문화복지회관 공연장에서 올해 첫 정기공연 <꽃과 불>을 무대에 올려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상준 지부장이 연출과 극본을 맡고 극단 ‘행복한 시작’이 공연한 <꽃과 불>은 일제강점기인 1919년 2월 대한제국의 고종황제가 암살된 후, 일본의 만행에 항거한 양양의 만세운동을 연극으로 재구성했다.
3‧1만세운동이 전국에서 들불처럼 일어난 후 잠시 잦아들던 만세운동은 양양에서 2명의 남녀 열사에 의해 다시 거세지게 된다. 양양출신으로 당시 개성의 호수돈 여고에 재학 중이던 조화벽은 비밀독립결사대원으로 활약하며 독립선언서를 버선목에 감춰 자신의 고향인 양양으로 들어온다. 4월 3일 양양에서 만세운동을 준비하던 22명과 조화벽이 일제에 의해 잡혀가자, 손양면 가평리 구장인 함홍기가 일본 헌병대지소에 찾아가 항거하다 아키야마라는 헌병에게 두 팔과 다리가 잘려 죽임을 당하고 만다. 이에 분노한 양양주민들은 4월 5일 강현면 물치에서 대대적인 만세운동을 일으켰고, 현재 만세고개로 불리는 현북면 기사문에서도 들불처럼 타오르게 된다.
조화벽 역을 소화해낸 배우 김채현 씨는 “양양의 만세운동을 다룬 연극에 참여하면서 우리지역의 당당한 역사가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상준 지부장은 “지역의 역사를 지역출신의 배우들이 직접 무대에 올린다는 것 자체로 이번 연극의 의미는 크다”며 “앞으로 열정적인 연극공연으로 지역의 역사를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조화벽 열사가 일제의 모진 고문에도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