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향은 강원도.
두메산골에서 화전민의 3남1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그 시절, 국민 대다수가 굶주려서 끼니를 제대로 못 먹던 보릿고개, 특히, 우리 가정은 더욱 더 말할 나위 없었다.
나는 외할아버지 손에 끌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는 큰할머니가 2만원(57년 전)을 주셔서, 중학교 입학 3년 과정을 마쳤다.
고등학교를 가지 못하자, 중학교 때 공부하던 책 모두를, 속초 중고 책방에 갔다 팔았더니 4,800원이었다. 어느 날 봄, 4,800원을 가슴에 잉태하고 문을 열고 나갔다.
인제 서화로 들어가던 중간, 어느 마을 교회, 차디찬 마루바닥에서 하룻밤을 지새우고, 다음날 인제까지 갔다. 6학년 초등학생 10여명을 가르치면서, 버스터미널에서 연필도 팔고…. 한 개에 5원하는 호떡을, 끼니마다 2개씩 먹고 93일을 살았다.
1년이 지나,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군에 입대했다. 입대하여 7개월이 되던 1968년 1월 21일, 북한 김신조 일당 33명이 청와대를 기습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아주 남다른 혹독한 병영생활이었으나, 즐거움과 괴로움이 교차했다. 특히, 고도의 훈련이며, 혹한기 진지에 나가서는 식사 때마다 밥은 아이스크림이 되어, 참으로 괴로웠고, 밤이 되면 폭설 위에 천막을 치고, 메트리스 위에서 담요 2장으로 밤을 새우는 훈련, 때때로 지속되었다. 그러나, 그 시절, 우리 전선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투철하고 강인한 신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20개월이 지나자 병장 계급도 달고, 어느덧 35개월, 제대특명 받고, 영광에 전역하니 막상 할 일이 없었다. 병장 1여년, 봉급으로 병아리 오백여마리를 기르다 뉴캐슬병에 전멸했다. 오전에는 나무꾼, 오후에는 목동이 되어 비전 없는 날들을 1년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금강산 일만이천봉 중, 첫 번째 봉우리인 신선봉에 올라가 영랑호와 저 넓은 바다를 굽어 내려다보고 나는 큰 소리로 소리쳤다,
“아자, 아자, 홧팅!” “나는 젊었노라, 나는 할 수 있노라, 무엇을, 공부하여 공무원을….”
머리를 삭발하고, 스물일곱 나이로 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학과 공부며, 공무원시험 준비며,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니 지극히 힘들었다.
그러던 2학년 가을, 학업을 멈추고 공무원시험 준비에 올인 하던 1975년 여름, 강원도 공채 공고를 보고 응시하려 하자, 주변에서 만류하였다. 왜냐하면, 지난번에도 두 번 떨어졌는데 창피 떨지 말고, 다음에 응시 하라고. 하지만, 나는 강인한 신념과 의지로 원서를 접수했다.
시험장소는 강릉, 춘천 두 곳인데, 나는 강릉 갈 교통비가 없어, 주변에서 자전거를 빌리고, 세끼니 밥을 싸서 자전거에 싣고 강릉을 왕복했다.
10월 합격자가 발표되자, 나도 울고 영랑호수와 바다도 울었으리라! 춘천 가서 면접보고, 최종 합격자 발표되고, 두 달 지나(1975. 1.10) 거진읍사무소로 발령을 받았다.
31년간 공직에 몸을 담았다가 퇴직하고 나서, 지역발전은 나의 지대한 꿈이었기에 정치에 발을 딛었는데, 나의 부족한 점이 많았기에 번번이 낙선의 고배를 마시자, 산중생활 20개월 후, 오직 자신을 갈고 닦을 목표로 방송고 2학년에 편입해 금년 2월에 졸업하고 ‘건양사이버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지금은 산야의 모든 생명체의 소리를 귀가 아닌, 가슴으로 들으며, 보람 있게 시간 관리를 잘하고 있으며, 하루 6시간씩 학원차 기사로 일하면서 당원 역할도 열심히 하고 있다.
앞으로, 누가 나에게 섭섭하게 하고, 또 하였더라도, 또한 마음에 문을 닫아걸어 놓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 못난 자존심과 탐욕적인 사람, 전형적으로 노안비슬(奴顔婢膝)하는 부도덕한 사람, 비정상적이고 병적 수준에 있는 사람이라도, 너와 나는 하나, 우리국민 모두가 하나라는 리더로 살고 싶다.
소통 하면서 살아도 짧은 시간인데, 그 날이 오면 다 벗고 갈 텐데, 가볍고 좋은 옷, 화려한 명예의 옷도, 자랑스런 고운 얼굴과 모습도, 우리들은 모두 다, 빈손으로 떠날 사람들이 아닌가?,
지혜로운 마음이 하늘도 만들고 지옥도 극락도 만드니, 마음을 쫓아가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고, 유시유종(有始有終)하며, 지역발전에 작은 밀알이 되겠다.
이병구
고성군 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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