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안의 대문어 금어기가 4월부터 풀린 뒤, 어획량이 폭증하면서 어가가 폭락해 어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문어 금어기 지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고성지역에서는 지난 2일부터 문어잡이를 재개해 5일까지 모두 2만5,113kg을 잡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배나 많은 양이다. 문어가 한꺼번에 많이 잡히면서 어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관계기관에서는 문어의 어획량과 어획고 추이를 지켜보면서 올해 처음 시행한 문어 금어기의 실익을 따져보고 문제점이 있다면 적절한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강원 동해안 6개 시·군은 국립수산과학원 과학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산란기인 3월 한 달 간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문어 포획을 전면 금지했다. 문어 어획량이 갈수록 줄어들어 내린 조치다. 동해 대문어 어획량은 1997년 5,500톤에서 2013년 3,700톤, 2014년 1,851톤으로 매년 감소했다. 어민들도 문어 자원량 회복을 위해 금어기에 동의하고 향후 계속 시행여부를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런데, 금어기 이후 문어잡이에 나서는 어선 수도 늘고 어획량이 크게 증가해, 어족자원 보호 효과가 반감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물론, 금어기가 풀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속단하기는 이르다. 앞으로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금어기 후 어획량 폭증을 당연하듯이 받아들여서만은 안 된다.
어족자원을 마구 남획하다보면, 고갈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제살 깎아 먹기가 돼 버린다. 어종에 따라 산란기만이라도 잡지 못하도록 하고 어획량도 일정 정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민들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조업 중단에 따른 지원책이 뒤따라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