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의 유일한 석산개발회사이자 주민 주주로 설립된 고성향토기업(주)이 이사진들과 일부 주주가 민·형사적 법적 다툼까지 벌이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향토기업의 경영 이사진 6명(감사 2명 포함) 중 K대표이사를 비롯해 4명의 이사들이 골재채취업으로 등록한 별도의 A회사를 설립해 지난해 향토기업과 하도급계약을 맺자, 일부 주주들이 “향토기업 경영진들이 향토기업을 사유화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주주들은 “하도급 계약은 정관상 주주총회의 의결사항인데 주주들 몰래 이사회에서 의결 처리한 것은 무효”라며 “현 이사진들 또한 지난 2014년 임기가 만료돼 주주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지 않은 상태라 향토기업 이사자격 자체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사진들은 적자운영으로 경영난에 처한 향토기업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수익구조를 개선시키지 못할망정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별도의 하도급회사를 설립했다”며 “향토기업을 내세워 수익 중 73%를 이사진이 설립한 하도급회사가 챙기도록 한 것은 향토기업을 빈껍데기로 만들어 사유화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주주들은 또 “지난 2008년 주주총회에서 현 이사진들이 하도급 방식으로 진행해오던 석산개발을 5년간 직영하면 당시 10여억원의 경영 적자를 흑자로 돌릴 수 있다고 해 지난 2014년 4월까지 직영했지만, 적자만 더 키운 채 다시 하도급체제로 전환해 자신들의 실속만 챙기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일부 주주들은 지난해 고성향토기업 대표이사에게 회계장부 열람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회계장부 열람을 위한 검사인 선임 등 총 5건에 달하는 민사소송과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특별배임죄 및 골재채취법 위반 등의 형사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고성향토기업 K대표이사는 “고성향토기업 운영과 관련해 이사들이 총 30억원의 보증을 서 경영악화로 고성향토기업이 자칫 부도처리되면 보증을 선 이사들이 30억원을 모두 물어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하도급회사를 설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지금까지 향토기업은 하도급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해 왔다”며 “이사들이 설립한 골재채취회사와 하도급 계약을 맺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K대표이사는 “일부 주주들에게도 이사들이 설립한 회사의 주주로 참여하라고 했지만, 이를 거부하고 향토기업을 아예 문 닫게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제가 경영을 잘못해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 자리를 내 놓을 생각도 있지만, 모두 진실은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을 통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주들에 따르면 2000년에 설립한 고성향토기업은 고성군으로 부터 간성읍 탑동리 산 19번지 석산에 대한 토석채취 허가를 받고, 지난 2002년부터 석산개발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설립 당시 자본금 10억원을 가장납입 증자를 한데다, 석산 개발 장비도 갖추지 못해 석산개발 시작부터 지역의 골재채취 장비를 갖춘 회사에 향토기업 수익 중 70~80%를 지급하고 하도급을 진행했다. 주주들은 이는 골재채취법에 따라 등록위반 및 명의대여 위반에 저촉돼 골재채취 허가가 취소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7년 고성향토기업 S대표이사가 회사자금을 불법적으로 운영했다는 이유로 일부 주주들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대표이사는 법적 처벌과 함께 대표이사 자리에서 경질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 K대표이사는 당시 소송 제기에 적극 나섰던 감사였으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 힘쓴 공로로 이사들의 추대를 받아 지난 2008년 고성향토기업 대표이사로 선임됐었다.
이용수 기자 ellan92@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