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바닷가 근처 또는 경치 좋은 곳에 집을 짓고 살면서 파란 바다, 일조와 석양, 아름다운 경관을 조망하는 것을 꿈꾸어 봤을 것이다. 또한 아름다운 경관에 대한 조망이 가능한 장소에 있는 영업시설이 그렇지 아니한 영업시설보다 영업이 더 잘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조망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아주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국어사전을 보면 조망이란 ‘먼 곳을 바라보는 것 또는 그런 경치’를 의미하고, 조망권이란 ‘먼 곳을 바라볼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데, 환경법에서의 조망권이란 좋은 경관을 조망하여 미적 만족감이나 정신 휴식을 향수 할 수 있는 조망적 이익 내지 환경적 이익 또는 개인의 개별 권리를 말한다. 좋은 경관은 물리적 가치뿐만 아니라 정신적이고 미적인 가치, 금전적 가치를 내포하므로 공공복리의 관점에서 좋은 경관을 시각으로 누릴 수 있는 권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조망권은 좋은 경관을 자연, 역사, 문화적으로 주어지는 전망을 외부적 환경에 의해 차단당하지 않고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할 수 있다. 즉 조망권은 타인으로부터 방해받지 아니하고 쾌적한 경관을 멀리 내다볼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최근 속초에도 집중화된 도심지에서 분쟁이 되고 있는 조망권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고, 남 얘기가 아닌, 우리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조망권 성립 및 침해여부 판단
어떤 사람이 아름다운 경관에 대한 조망이 가능한 장소 또는 멀리 내다 볼 수 있는 장소에 주택 또는 영업용 건물을 건축하거나 매수하여 입주를 하였는데, 어느 날 자기의 건물 앞에 다른 사람이 건물을 건축하는 바람에 더 이상 아름다운 경관을 조망할 수 없거나 시야를 차단당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때 조망을 할 수 없게 된 사람이 자신의 조망을 침해한 사람을 상대로 조망권 침해를 이유로 하여 방해배제나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을 것인지가 문제된다. 이와 같은 경우에 방해배제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전제로 조망권이 성립하는지, 또 조망권 침해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법적으로 그 구체적 기준이 없어 조망권 분쟁의 현장에서 조망권의 성립 및 침해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판례는 “일반적으로 어느 토지나 건물의 소유자가 종전부터 향유하고 있던 경관이나 조망이 그에게 하나의 생활이익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된다면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인바, 이와 같은 조망이익은 원칙적으로 특정의 장소가 그 장소로부터 외부를 조망함에 있어 특별한 가치를 가지고 있고, 그와 같은 조망이익의 향유를 하나의 중요한 목적으로 하여 그 장소에 건물이 건축된 경우와 같이 당해 건물의 소유자나 점유자가 그 건물로부터 향유하는 조망이익이 사회통념상 독자의 이익으로 승인되어야 할 정도로 중요성을 갖는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비로소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할 것이고, 그와 같은 정도에 이르지 못하는 조망이익의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없다(대법원 2004. 9. 13. 선고 2003다64602 판결등 참조).”고 보고 있다.
조망이익이 법적으로 인정되며 보호받는 가치가 되기 위해서는 조망하는 장소나 조망되는 장소의 모두가 지역적으로 특수한 위치와 조망을 객관적으로 갖춘 곳이어야 된다. 조망가치가 주관적이면 개인마다 평가가 다르게 되어 모든 경치에 조망이익을 인정할 수 없게 된다. 건축된 건물이 주변 조망을 감상할 목적으로 건축되어서 장소 자체가 해당 조망에 의존하고 있어야 한다. 즉 조망을 하기 위한 자체로 건물 용도가 설계되어 그 건축물의 가치가 조망이라는 것이 없어지면 장소적 가치도 없어지는 것을 말한다. 또한 조망을 목적으로 지어진 건축물이 조망이익을 가지려면 주변 토지의 이용과 발전 및 변화 가능성을 검토하여야 한다. 한편, 조망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경우로는 소유자와 점유자가 있다. 나대지 상태의 토지 소유자 즉, 시설을 하지 않고 소유하는 것은 조망에 대한 잠재적인 가능성만을 있게 할 뿐이므로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보호의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조망이익이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이를 침해하는 행위가 사법상 위법한 가해행위로 평가되기 위해서는 조망이익의 침해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인용하는 수인한도를 넘어야 한다. 그 수인한도를 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에 대하여 일조권에서는 법적으로 또 판례를 통하여 일조시간이라는 기준이 있지만, 조망권에서는 법적인 기준이 없고, 판례는 다음과 같은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즉 ①조망의 대상이 되는 경관의 내용과 피해건물이 입지하고 있는 지역에 있어서 건조물의 전체적 상황 등의 사정을 포함한 넓은 의미에서의 지역성 ②피해건물의 위치 및 구조와 조망상황 ③조망과의 관계에서의 건물의 건축·사용목적 등 피해건물의 상황 ④ 주관적 성격이 강한 것인지 여부와 여관·식당 등의 영업과 같이 경제적 이익과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는지 여부 등 당해 조망이익의 내용 ⑤가해건물의 위치 및 구조와 조망방해의 상황 및 건축·사용목적 등 가해건물의 상황, ⑥가해건물 건축의 경위 ⑦조망방해를 회피할 수 있는 가능성의 유무 ⑧조망 방해에 관하여 가해자 측이 해의를 가졌는지의 유무 ⑨조망이익이 피해이익으로서 보호가 필요한 정도 등을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수인한도를 넘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라고 한다.
조망권 침해, 직접적 법률규정 없어
조망권 침해 시 사법적(私法的) 구제수단으로는 ①방해제거청구 ②방해예방청구 ③손해배상청구 등이 있다. ①소유자는 소유권을 방해하는 자에 대하여 방해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214조 전단). 방해제거청구가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방해의 정도가 피해자의 수인한도를 넘어서야 한다. 일반적인 방해제거청구는 완성된 건물에 대한 철거형태의 청구를 하게 된다. 그러나 조망권의 성질상 방해제거를 한 철거청구가 받아들여진 경우는 없고, 이런 경우에 대비하여 방해예방청구권으로서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병행 하고 있다.
②소유권에 의한 방해예방청구는 소유자의 소유권을 방해할 염려가 있는 행위를 하는 자에 대하여 그 예방이나 손해배상의 담보를 청구할 수 있다. 조망권이 침해되었거나 침해될 가능성이 있는 때에는 피해자는 조망권 침해에 대한 방해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 방해예방청구의 대부분은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판례는 종교 환경권·교육환경권·조망권 등이 수인한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하여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인정한 사례가 있다.
③사법적 구제수단에 의하여 조망권 침해받는 경우에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건축된 건물에 대하여 조망권 침해를 이유로 건물 철거를 주장하는 것은 사회경제적으로 비용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손해배상청구에 의한 위자료 청구가 통상적인 구제방안이다.
우리고장인 속초시를 비롯해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쾌적하며 전망이 좋은 환경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조망권 침해에 관하여 직접적으로 규정한 법률규정은 없지만, 조망권에 관한 위와 같은 여러 판례를 참고하여 발생할 문제에 체계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다.
서현우
변호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