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지역 콘도에서 열린 대학 신입생 OT(오리엔테이션)에서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해 안전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인천의 한 대학교 OT(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신입생 이모씨(21)가 술을 마시고 사라진 후 손가락 3개가 절단된 채 발견됐다.
지난 22일 오전 5시께 고성군 원암리의 한 콘도에서 함께 술을 마신 이 씨가 보이지 않자 동료들이 찾아 나선지 40분 만에 6층 엘리베이터 기계실에서 쓰러져 있는 이 씨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이 씨는 오른손 손가락 3개(중지, 환지, 소지)가 절단돼 있었다. 이 씨는 인근 속초지역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처치 후 서울의 봉합 전문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대원은 엘리베이터 상단과 기계실 바닥에 떨어진 이 씨의 손가락 3개를 찾아 병원에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6층 옥상 엘리베이터 기계실에 들어갔다 움직이는 와이어에 손가락이 끼어 절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특히, 경찰은 엘리베이터 기계실의 잠금장치가 해제돼 있었고, 출입구에 관계자 외 출입을 통제하는 경고문조차 없었던 점을 들어 콘도측의 안전관리에 대한 과실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콘도 관계자는 “소방안전법에는 엘리베이터 기계실 잠금장치 여부에 대해 명확하게 나온 것이 없다”면서도 “화재 발생시 비상구로 이용할 수 있어 문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학교 신입생과 재학생 1100여 명은 지난 21일 콘도 5층의 방을 배정받아 짐을 풀고 행사를 마친 뒤 새벽까지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콘도가 집중돼 있는 고성에서 대학 신입생 OT(오리엔테이션) 사고는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07년 3월에도 고성 토성면 신평리 모 콘도에서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던 새내기 대학생이 6층 베란다에 떨어져 숨졌으며, 앞서 지난 2003년 3월에도 고성군 원암리 모 콘도에서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투숙 중이던 새내기 여대생이 5층 베란다에서 추락해 승용차 보닛 위에 떨어져 중상을 입었다. 이 모든 사고가 늦은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 만취 상태에서 벌어졌다.
고성경찰서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대학생 신입생 환영행사가 건전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선후배 간 우의를 다진다며 후배들에게 술을 억지로 먹이는 악습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학가의 낡은 관행이 청산될 수 있도록 대학의 개선의지, 선후배간 상명하복식 문화 근절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OT행사를 유치하는 콘도측에서도 대학생 입실에 앞서 시설 안전관리 및 점검이 반드시 필요하고, 학생들에게 안전교육도 병행해야 한다”며 “특히, 건물 외형 및 전망 등을 이유로 베란다 난간이 낮은 곳은 추가 안전시설을 확보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수 기자 ellan92@naver.com
고성소방서가 지난 23일 이번 사고가 발생한 콘도에서 인명피해 및 화재진압 훈련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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