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볶은 커피를 내리다 보면 행복감을 느껴요.”
무산복지재단의 행복 ‘따띠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주인장 이영숙(37, 사진) 씨는 요즘처럼 행복할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즐거움이 넘친다.
지난해 7월 따띠카페가 개소하면서 바리스타 일을 시작한 이 씨는 2015년까지 소위 잘 나가는 은행원이었다. 밀려드는 업무와 시간에 쫓기며 살았지만, 많은 연봉을 위안 삼아 그럭저럭 바쁜 생활을 지탱해왔다.
하지만, 엄마로서 갈수록 커가는 아이들을 제대로 돌봐줄 수 없다는 한계 때문에 그는 더 이상 은행원이라는 직업으로는 행복할 수 없다고 판단, 육아휴직을 끝내고 과감히 은행을 그만뒀다. 시간에 쫓겨 기계적으로 살아가기보다 자신이 하고픈 일을 찾아 즐거움을 느끼며 아이들에게도 사랑을 듬뿍 전하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
13년 동안 은행원 생활을 하면서도 잠깐의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은 커피였다. 누구보다 커피를 좋아했던 이 씨는 직장을 그만둔 뒤, 아이들을 돌보는 틈틈이 공부해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다.
맞벌이 부부로 생활하면서 무산지역아동센터와 유치원에 아이들을 맡겼던 그는 지역의 청소년들을 위해 무산복지재단에서 따띠카페를 연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바리스타로 인연을 맺어 지난해 7월부터 커피를 내리고 있다. 따띠카페 수익금을 지역아동들을 위해 사용해 이 씨는 행복감과 함께 보람도 크다.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에 엄마로서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힘이 되고 싶어 바리스타를 시작했는데, 아이들이 안정을 찾고 얼굴도 푸근해지는 걸 보면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돈이나 욕심을 줄이니까 행복이 보인다’는 이 씨는 자신이 내리는 커피향기가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전해줬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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