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할머니가 자신의 전 재산인 논을 팔아 절반을 장학금으로 기탁해 화제다.
고성군 거진읍 대대리 박옥례(79) 할머니는 지난 3일 고성군청을 방문해 윤승근 군수에게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써 달라며 고성향토장학금 2,000만원을 기탁했다.
박 할머니가 젊은 시절 수많은 고생 끝에 구입한 논 1,000평(3,300㎡)을 처분한 매각대금 중 절반을 쾌척한 것이다. 나머지 절반은 평소 다니던 사찰에 기부할 예정이다.
거진 초계리가 고향인 박 할머니는 9남매의 장녀로 태어나 동생들을 보살피느라 배우지 못한 과거를 회상하며 후세들을 위해 장학금을 기탁했다.
박 할머니는 “어려서 배우지 못한 한을 후배들이 되풀이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비록 많은 돈은 아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하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할머니는 2년 전 고인이 된 남편이 6·25전쟁 당시 장교로 근무한 사실이 인정돼 월 70만원의 참전유공자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
슬하에 1남 1녀를 뒀지만 아들이 10년 전 40대의 나이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큰 아픔도 겪기도 했다. 딸은 결혼 후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다.
현재 살고 있는 주택 부지가 국유지라 연 50만원의 임대료를 내는 등 넉넉한 형편이 아닌데도 장학금을 기탁해 주위의 칭송을 받고 있다.
박 할머니는 “더 이상 바랄 것도 없다. 고향에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생각했다”며 “고인이 된 남편과 아들도 하늘나라에서 저를 위해 응원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용수 기자 ellan92@naver.com
거진읍 대대리 박옥례(79) 할머니가 자신의 전 재산인 논을 팔아 그 절반을 고성군에 향토장학금으로 기탁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