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섭(사진) 전 함경남도 속초지구 도민회 회장(8대)이 팔순을 맞아 지나온 삶의 흔적을 정리한 자선전을 펴냈다.
‘피난민 김철섭의 삶’이란 부제가 달린 <길 위에서>에는 김 전 회장이 6.25전쟁 발발 후 1950년 12월 어머니와 두 동생을 고향 함경남도 북청군 신창읍 만춘리에 남겨 놓고 아버지와 단 둘이 남쪽으로 피난 나와 아내와 아들 딸, 며느리, 사위, 손자 손녀 등 열여덟 명의 대가솔을 이루기까지 살아온 과정이 오롯이 담겨있다.
자서전에는 포항에서 피난살이를 시작해 정라진과 강릉 사천을 거쳐 1953년 속초에 정착한 뒤, 장차 방직공장 사장의 꿈을 안고 ‘나이스 양복점’에 견습공으로 들어가 양복기술을 배우고 여러 양복점에서 직공으로 일하다 1966년 제일라사를 창업해 21년간 운영해온 과정이 상세히 정리돼 있다. 속초양양지구 양복점 기공조합장을 비롯해 속초청년회의소(JC) 회장, 속초중학교육성회장, 속초문화원 이사, 함경남도 속초지구 도민회장, 미국 그레샴시 자매시 위원, 속초시 육상경기연맹 전무, 산악회, 종친회 등 그동안 열정을 쏟았던 사회활동도 담았다.
자서전 마지막 장 ‘인연을 나눈 사람들’에는 북에 두고 온 동생들을 만난 사연과 아내와 자녀들의 이야기를 실었다. 책 뒤쪽에는 가족사진과 사회활동사진들을 화보로 싣고 개인 연보와 남북의 가족사항도 담았다.
김 전 회장은 “그 시절 나처럼 피난 나온 사람들은 아마도 유사한 삶의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 이야기가 곧 같은 시대를 살아온 이 땅의 민초들 이야기인 셈이다. 그런 생각에 지난 80년간 이야기의 실타래를 풀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장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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