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업종이 잘 된다 싶으면 지나친 쏠림현상이 나타난다. 창업이 일부업종에 몰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업종은 지나친 과당경쟁으로 폐업이 속출하는 사례가 되돌이표 돌듯 반복되고 있다. 이것은 그만큼 경기가 어려워 창업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는 풀이도 가능하겠으나,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소상공인들의 현재 업종의 사업성이 그리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보면 대다수가 주위 분들과 의논을 하거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서 창업을 한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의사선생님을 만나 진찰을 받고 처방에 의해 약을 받거나 수술을 하듯이 우리 소상공인들도 창업을 하거나, 사업이 힘들 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찾아가서 컨설팅이나 자금지원을 받으면 된다.
하지만, 현실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병원처럼 우리 주변에 널려 있지 않다, 속초는 시청 신 건물 2층, 공무원들이 담배 피던 공간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속초출장소가 있다. 여기서 컨설팅 지원이나 자금 지원 신청을 하면 되지만, 각종 서류를 준비하고 은행문턱을 넘어야 할 때 많이 좌절한다. 간혹 사업비나 자금을 지원해 주는 경우가 있는데, 메르스 사태 때처럼 긴급자금을 저리로 빌려 줄 경우 정보가 없어 있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누군가가 받으면 정부돈은 눈먼돈이라 발견하는 사람이 임자라고 푸념을 한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2014년 4월 출범한 이후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올해부터 매년 2월 26일이 ‘소상공인의 날’로 지정됐다. 하지만 장사하기 바쁘고 정보력이 부족한 탓에 아직까지 이런 날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지정된 단체이며 그 외 단체는 민법상 법률에 의한 임의 단체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부족한 면이 있지만, 각 지역마다 명실상부한 지역 대표체를 세워 지자체, 주무부처를 아울러 소상공인들의 지역별, 업종별 현안을 발굴하고 건의하는 등의 노력을 다해왔다. 지난 12월 14일 강원도 각 지역 지회장들과 함께 도의원들에게 강원도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하였다. 도 관계자들과 논의하여 조만간 도 조례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본다.
근본적으로, 땀 흘려 정직하게 일하는 소상공인들이 잘 살 수 있는 그런 경제 구조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돈이 돌고 소비층도 두터워진다. 소상공인들이 몰락하여 저소득층으로 전락하고 소비가 위축되는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가진 자들만의 소비로만 전체 국가경제가 제대로 돌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 가진자들에게만 돈이 쏠리는 ‘양극화’가 아니라 지역상권을 떠받치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도 돈이 흘러야 지역경제와 내수경기가 건강해진다. 양극화에 찌든 우리 경제의 선순환은 소상공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상권 분석을 통한 상권 활성화, 상권 및 업종 공동 마케팅 강화, SNS·스마트폰 등 뉴미디어 플랫폼 교육 및 지원, 법 개정을 통한 유통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골목상권 진출관련 실질적인 차단 등 비교적 규모가 작은 사업으로도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국책사업보다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속초소상공인연합회에서는 속초소상공인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빨리 갈려면 혼자가고 멀리 갈려면 같이 가라고 했지만, 이제는 혼자 빨리 갈수도 없고, 멀리 갈 수도 없다. 속초소상공인연합회 함께 빨리, 멀리가길 바란다.
이철
속초소상공인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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