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평창동계올림픽 관문공항이자 동북아허브공항을 목표로 하고 있는 양양국제공항에서 일본 기타큐슈 노선이 지난 1일 첫 취항에 나섰다.
이날 이 구간을 첫 운항하는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의 50인승 여객기에는 10분도 안 돼 탑승수속을 마친 승객들이 설레는 마음을 안고 몸을 실었고, 오후 8시 기장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가볍게 날아올랐다.
동해바다로 나간 여객기는 고도를 정한 후 다시 궤도를 따라 강릉, 울진, 포항, 울산 등 50여분 동안 흔들림 없이 비행하고 부산상공에 다다랐다. 여기서부터 일본 기타큐슈까지 가는 거리가 20여분으로 제주도까지 가는 시간보다 훨씬 짧아 비행으로 인한 피로감을 느낄 새도 없이 비행기는 기타큐슈국제공항에 사뿐히 안착했다.
온천ㆍ골목길 투어 제격
승객들은 간단한 입국수속을 마치고 짐을 찾은 후 바로 5분 거리에 있는 비즈니스 호텔로 가 여장을 풀고 가이드로부터 간단한 여행일정을 들었다.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는 이튿날 간단한 조식을 먹은 후 일행은 전세버스에 올라 40여분 달려 우사신궁에 도착했다. 이곳은 일본 전역에 4만4,000개의 신사를 거느린 하치만구의 총본산으로 많은 일본인들이 찾고 있었다. 이어 기타큐슈의 꽃이라 불리는 뱃부로 이동해 온천의 꽃으로 유명한 유노하나 유황재배지와 가마도 지옥온천을 체험하고 낭만과 자유로운 거리로 잘 알려진 유후인으로 가 온천호수 기린코와 민예거리를 흥미롭게 관광했다.
유후인은 기지마 고원 아래 조성한 작은 마을로 휴양과 자유가 넘쳐나는 고즈넉한 곳이지만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밀려들면서 일본 최대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역시 이곳에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우리 일행은 유후인 관광을 마치고 유황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아마카세로 가 일본 전통숙박시설인 료칸에 여장을 푼 후 노천탕에 들어가 하루여행의 피로를 풀었다.
3일차에는 인근의 히타시로 이동해 막부시대부터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작은 교토로 불리는 히타 마메다 마치거리를 산책하며 막부시대의 집터 구조까지 볼 수 있는 전시관도 무료로 관람했다.
이곳 역시 자유여행으로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아 히타시를 소개하는 한국어 책자까지 갖춰놓고 있어 지역명소 곳곳을 찾아다닐 수 있었다. 이어 술맛은 물에서 비롯된다는 일본의 속담을 탄생시킨 히타시의 증류소를 견학하고 다양한 일본 술을 시음하며 선물로 소량을 사기도 했다.
히타시를 뒤로하고 기타큐슈의 최대 도시인 후쿠오카로 이동해 일본 최고의 학문의 신을 모신 다자이후 텐만구를 찾아 삶의 지혜를 구했다. 이곳은 겨울방학을 앞둔 초중고 학생들이 졸업사진도 찍고, 일본 전통복장으로 결혼식을 마친 부부가 기념촬영도 하는 등 주말을 맞아 많은 일본인들이 찾아 자녀들의 실력배양과 합격을 기원했다.
텐만구에서 지혜를 구한 우리 일행은 후쿠오카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로 이동해 기타큐슈 해협 전경을 관망한 후 후쿠오카 최대 복합 쇼핑몰인 캐널시티에 들러 동전파스 등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생활용품을 저렴하게 사고 고쿠라로 가 이번 여정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여행 4일차인 이튿날에는 더욱 바쁘게 움직였다. 대부분의 여행이 마지막 날은 한가롭게 보내기 마련이지만, 이번 여행은 마지막 날까지 꽉 찬 일정으로 짜였다.
조선통신사 상륙비도 견학
바다가 호수처럼 이어진 칸몬해협을 가로지르는 해변드라마십을 마친 우리 일행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모지항에서 특별식인 카레를 즐기며 일본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모지항 바로 입구에서 아인슈타인 부부가 노년을 보낸 건물도 무료로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도 득템했다. 일본카레로 배를 채우고 난 뒤 과거 조선시대 통신사들이 머물렀던 아카마 신궁을 둘러봤다. 이곳에는 조선통신사의 상륙지점이라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어 당시 일본이 우리나라의 선진문물을 이곳으로부터 받아들였음을 확인하는 생생한 역사교육의 장으로도 손색이 없었다.
일본에서 우리나라의 흔적을 뒤로하고 혼슈와 규슈를 이어주는 칸몬대교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메카라 전망대를 찾았으나, 공사 중인 관계로 칸몬대교를 관망하는 투어로 아쉬움을 대신했다.
이어 기타큐슈를 대표하는 고쿠라성을 방문해 초겨울의 정취를 만끽했으며, 오후 6시까지 고쿠라 리버워크에서 자유관광으로 이번 일본 여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우리 일행은 저녁을 먹은 후 기타큐슈 공항으로 이동해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의 일본 파견 직원들과 현지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를 받으며 간단한 출국수속을 마치고 오후 10시 10분 양양으로 돌아오는 50인승 여객기에 몸을 실었다.
일본으로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50인승 소형항공기는 기타큐슈국제공항의 활주로에서 200km를 내달리다, 이내 상공을 박차고 이륙한 후 채 20분도 안 돼 현해탄을 건넌 뒤 부산상공을 거쳐 울산, 포항, 울진, 강릉상공을 찍고 오후 11시 30분 양양국제공항에 살포시 안착했다.
일본 기타큐슈 노선 개설에 따라 나선 이번 여행은 3박4일 일정으로 목요일 오후 8시에 출발하기 때문에 금요일 하루만 휴가를 내도 간단하게 다녀올 수 있어 여행객들의 호응도가 컸다. 항공료와 숙박료, 식비, 차량비, 가이드비 등을 포함해 69만9천원으로 양양국제공항에서 직접 일본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이번 첫 일정에서는 항공료만 내고 자유여행에 나선 여행객들도 있어 다양한 컨셉의 여행일정도 스스로 구성할 수 있다. 4박 5일 일정은 기존의 3박 4일 일정에 더해 쇼와 거리와 키츠키 무사마을, 물의 도시인 야나가와 뱃놀이체험, 오페라 나비부인의 배경도시인 나가사키 등을 더 둘러볼 수 있다.
양양∼일본 기타큐슈 노선은 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와 강원코리아항공이 자체적인 기획력과 노선 개척의 노력을 통해 개설한 구간으로, 강원도의 양양국제공항 국제선 다변화와 이를 연계한 관광상품 활성화, 2018평창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의 교차관광 활성화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채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첫 운항에 함께 했던 관광객들은 “강원도에서 직항으로 일본을 관광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글로벌 시대를 살고 있다는 느낌이어서 좋았고, 50인승 여객기도 안정되고 편안한데다, 여행상품도 알차게 구성해 만족도가 높았다”고 호평했다.
글 강원코리아항공 조환철 이사
사진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 제공
기타큐슈의 꽃으로 불리는 뱃부의 온천체험.
유후인 마을은 관광객들에게 자연휴양의 시간을 선물한다.
학문의 신이 모셔진 텐만구 신궁은 한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조선통신사가 일본에 첫 상륙한 곳에 세워진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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